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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진 갑질 어디까지…"조양호 회장 질책에 용역계약 해지"

인사 못한 경비원은 해고…"조 회장 크게 질책, 해당 업체 당장 바꾸라고 지시해"

2018-04-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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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조양호 한진 회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해고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고된 사람은 전 인하대 경비원으로, 그가 소속된 용역업체는 인하대와의 용역계약이 해지됐다. 조 회장은 정석인하학원과 인하대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 회장의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은 한진 총수 일가의 민낯을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발화점이 됐다. 대한항공을 활용해 해외 명품을 정식 통관절차 없이 밀반입했다는 의혹(본지 단독보도)까지 더해진 가운데, 19일 또 다른 제보가 본지에 도착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인천 지역의 용역업체 S업체는 지난 2014년 인하대와 맺은 용역이 일방적으로 해지됐다. S업체는 올해로 26년째 시설관리와 경비 용역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2016년 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하대와도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생활관(기숙사)과 송도산학협력관의 건물관리를 맡았다.
 
인하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상반기쯤 인하대 개교 60주년을 맞아 대학을 찾았다. 조 회장은 학교 교정을 돌아본 뒤 건물의 청결과 외관 등을 지적했다고 당시 총학생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조 회장은 휴일을 이용해 송도산학협력관도 방문했다. 이때 경비원 A씨는 조 회장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해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이 일로 A씨는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대학 관계자는 경위서를 써야 했다. 당시 인하대 총무팀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 일로 크게 질책했다. 청소 상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며 "해당 용역업체를 당장 바꾸라는 지시가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를 채용한 S업체는 인하대와 맺은 용역계약 2건(생활관, 송도산학협력관)이 일방적으로 해지됐다. S업체 대표도 계약 해지 사실은 기억했다. 그는 다만 경비원 A씨의 문제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유리창이 하얗게 되는 백화현상 때문에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인하대 측은 "당시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직원이 없다"며 "용역업체는 1년에 한 번씩 바꾸는데, 당사자가 인과관계를 확대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수사를 위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관세청은 한진 총수 일가의 명품 밀반입 의혹이 제기되자, 이들에 대한 신용카드와 법인카드 5년치 사용내역을 보고 있다. 정상 통관절차 없이 해외로부터 명품을 밀반입했을 경우 관세법 위반이 된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달 대한항공 창립 49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신상윤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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