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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SK네트웍스, 석유 공급선 전환 시도…왜?

타 정유사에 입찰 제안…업계 "이례적" 한목소리

2018-04-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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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신상윤 기자] SK네트웍스가 최근 석유제품 공급선 전환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의구심이 쏠린다. SK네트웍스는 그간 그룹 관계사인 SK에너지로부터 석유제품을 독점 공급받았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의 공급처를 재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말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에 입찰 안내 공문을 보냈다. SK네트웍스가 SK에너지의 경쟁사들까지 끌어들이면서 입찰제를 추진하자, 업계에서는 양측 관계의 이상신호로 받아들였다.
 
다만, SK네트웍스의 '홀로서기' 시도는 싱겁게 끝났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3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공급가가 낮아 공급권을 따내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실상은 동종업계 1위 사업자인 SK에너지와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을 우려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납품용으로 입찰 제안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이상했다"면서 "최근 공문이 다시 왔으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또 최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직영주유소 간판을 SK에서 모스트(Most)로 바꿔 공급처 전환을 시도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모스트는 지난 1월 말 론칭한 주유·세차·정비·타이어·긴급출동서비스·렌터카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다. 여의도 모스트는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 베드로, SK네트웍스는 향후 성과에 따라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업계는 이번 SK네트웍스의 공급처 전환 시도를 독자적인 주유소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8월 SK에너지에 유류 도매 사업을 3015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소매 리테일만 남은 상황으로, 주유소 수익성과 직결되는 공급가격 협상에서 SK에너지와 번번히 이견을 보인 것도 SK네트웍스의 과감한 도전을 낳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사업 실무 차원에서 검토를 하고 입찰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다시 SK에너지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SK에너지와 긴밀하게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그룹 지주사인 SK가 39.14%의 절대적 지분을 들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0.66%에 불과하다. 한때 두 사람은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관계가 복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2016년 최신원 회장이 SK그룹의 모태가 되는 SK네트웍스에 복귀한 것도 두 사람 간 관계 개선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양지윤·신상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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