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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돈되는 스몰캡 탐방)초소형 저용량 메모리 공략해 대박난 '제주반도체'

반도체 개발·설계 팹리스 기업…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기대

2018-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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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메모리 시장에서는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가 급성장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저전력 메모리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이들을 조합한 낸드 MCP(멀티칩패키지) 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메모리용 팹리스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팹리스는 제조 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과 리스(less)의 합성어로 자체 공장 없이 반도체의 개발과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사 제주반도체가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휴대폰, 사물통신(M2M), 사물인터넷(IoT) 등 모바일 응용 기기에 적용되는 초소형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 및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초소형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로 틈새시장 공략 성공
회사는 초기 사업 단계에서 노키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와 고객사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3년부터는 반도체 대기업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틈새 분야인 초소형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공략, 집중 연구개발을 하면서 점차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는 “대기업은 주로 극미세 공정 과정을 거치는 고용량 메모리 제품을 주력으로 개발하는 반면, 우리는 30나노 공정을 거치는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해 피처폰이나 휴대용 와이파이 등을 제조하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회사가 공략하고 있는 시장은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약 5% 규모로 약 7조~8조원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5%(작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1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제주반도체의 주력 제품은 낸드 MCP(멀티칩패키지) 제품이다. 지난해 총 매출액에서 절반 이상을 낸드 MCP가 차지했다. 낸드 MCP는 피처폰이나 보조 메모리 및 데이터 카드 등 사물통신(M2M)에 다각도로 적용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사물통신(M2M) 시장은 연평균 25~33% 성장하고 있고, 회사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조 대표는 “낸드 MCP는 낸드플래시와 저전력 D램 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판매하는 제품”이라며 “독일 IoT(사물인터넷) 업체인 Gemalto, 국내 셋톱박스 1위 업체 휴맥스, 중국의 칩셋 업체 Spreadtrum 등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영 KB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와 함께 회사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제주반도체가 설계한 칩. 사진/제주반도체
 
회사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모바일용 T2M(디스플레이 화질 관련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메모리), 산업용 및 차량용 OctaRAM, 초저전력 U2RAM(초전력초고속 메모리) 등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도 점차 고도화된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기업 출신의 연구 인력들을 회사로 흡수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파운드리(Foundery, 반도체 수탁생산)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고 조 대표는 설명한다. 현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주요 생산설비들이 풀가동되고 있어 안정적인 파운드리의 확보가 매출 성장의 관건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끈끈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며 “메모리 파운드리 업체는 주로 대만 업체에 집중돼 있는데, 국내 대기업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반도체의 본사 사무실 모습. 사진/제주반도체
 
‘동행복권컨소시엄’ 최종계약 앞둬…“연매출 500억원 기대”
제주반도체는 이와 함께 복권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지난 2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4기 복권 수탁사업자 선정 입찰에 주관사로 참여했다.사업 입찰을 위해 제주반도체는 ‘동행복권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컨소시엄에는 주관사인 제주반도체를 비롯해 NICE그룹 산하 한국전자금융, KIS정보통신, 나이스페이먼츠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그리고 방송사 최초의 사회공헌 기업 MBC 나눔과 국내 1위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에스넷시스템, 여기에 국산 복권 시스템 개발사인 오이지소프트와 투비소프트, 메타씨엔에스 등 10개사가 참여했다.
 
동행복권컨소시엄의 지분은 제주반도체가 43.7%, 한국전자금융이 21.5%, 에스넷시스템이 12.0%, 케이뱅크가 1.0%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입찰마감 이후 참여 기업의 제안서 평가를 거쳐 지난달 9일 동행복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고,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현재 복권 사업과 관련된 시스템 투자 및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12월 2일 서비스 오픈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약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매출은 나눔로또로부터 서비스를 이관받는 12월 2일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는 적자지만, 내년부터는 약 500억원의 매출과 30억원 정도의 순이익이 안정적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는 향후 5년간 복권사업을 운영 관리하게 된다.
 
제주반도체는 지난 2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4기 복권 수탁사업자 선정 입찰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사진은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 사진/신송희 기자
한편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1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창립 이래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2016년(5억원) 대비 17배 가량 증가했다.
 
조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확산과 함께 고객 다변화를 한 것이 이익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며 “올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19억원, 1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실적 전망 공시를 냈고, 충분히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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