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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미중 무역전쟁, TV로 불똥

삼성·LG, LCD TV 중국생산 중단 검토

2018-04-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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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 가전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달 초 중국산 산업용 로봇, 전기차, LCD TV 등 1300여종 품목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양사는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 중인 LCD TV의 생산 중단을 포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가전사업부 주요 임원회의를 열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40인치대 LCD TV 생산 중단을 논의했다. 양사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미국 수출용 LCD TV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 않은데 관세까지 붙게 돼 사실상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미중 간 무역갈등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예의주시 중”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출시한 인터밀란 TV. 사진/삼성전자
 
양사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TV 수량이 많지는 않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소화하고 있는 물량은 미국 판매량의 10% 정도다. 나머지 45인치 이하의 TV는 베트남에서, 45인치 이상은 멕시코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중국산 TV와 달리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부터 수입하는 TV는 3.9%의 낮은 관세를 적용받는다.
 
해외 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중국에서 TV를 제조하는 LG전자도 생산물량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중국 현지 TV 생산 규모는 삼성전자보다 더 적은 수준이다. DSCC는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적지만 수입을 계속한다면 관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멕시코 라레도 TV 제조공장으로 45인치 이하의 제품 생산을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해외 TV 제조사들도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소니는 40인치대 TV 전량을 멕시코에서 생산하며, 중국 샤프와 하이센스조차 TV 생산을 중국에서 멕시코로 이전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시한 관세 품목은 공청회 개최 등을 포함한 여론 수렴 기간을 거쳐 다음달 11일 이후 발표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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