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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못다한, 밴드유랑)지지직..지금은 ‘로큰롤라디오’를 켤 시간①

2018-04-13 10:11

조회수 :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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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권익도의 밴드유랑) 삶은 '존재' 자체로 축제…로큰롤 라디오를 켜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 

밴드 로큰롤라디오를 만나러 가는 길은 봄 향기가 그윽했다.

여기저기 만물이 소생하는 소리가 너무도 밝고, 생생하게 들렸다. 

이리도 밝은 생동감에 '잔인한 계절'이란 역설 표현이 생겨난 것일까,

얼추 이해도 돼 고개를 끄덕인다. 





(벚.꽃.투.척.)


로큰롤라디오는 광흥창에 있는 'CJ 아지트'에서 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CJ아지트는 CJ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밴드 지원 기관'이다.


이곳에서 매년 시행하는 '튠업' 뮤지션에 선정되면 회의실, 녹음실도 쓸 수 있고, 레슨도 잡아준다.


그 외 공연과 각종 음악 활동 정보도 준다. 밴드들에겐 '집' 같은 공간이다.








롤링스톤스 믹재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로큰롤라디오의 대표곡 SHUT UP AND DANCE. '그래 슬프든, 기쁘든. 입 다물고 춤이나 춰. 그게 인생이지.'






이날 인터뷰를 한 줄로 요약하면, 

나는 인터뷰 말미 기타리스트 김진규씨의 말처럼 '갠지스강'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물론 가본적은 없고, 여전히 내 버킷리스트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지만.)

멤버들의 깊은 통찰에 고개를 떨굴 때도 있었고,

무릎을 탁 칠 때도 있었다. 인터뷰 와중 인생에 관한 사색과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보컬 내현씨는 말했다.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동명 소설에서 제목을 따온 이유를.

"밴드 초창기 갑자기 이름이 알려지면서 '여기서 조금만 더'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음악을 조금이나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눈에 잔뜩 힘주고 살았었죠."



쿤데라 형님은 그에게 죽비를 내렸다. 

‘못보고 살아왔던 것들, 못보고 지나쳐왔던 것들은 네가 보기에 무가치한 것이겠느냐. 왜 평생을 주인공병에 걸려 살아야만 하느냐'


 


인생은 희와 비의 연속이다. 비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밴드는 처음에 비의 무게를 외면했다. 희만 있어야 올바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은 점차 깨달았다. 희와 비 모두를 짊어지고 사는 '존재' 그 자체가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임을. 존재 자체가 '축제'인 것임을.



밴드와의 인터뷰는 나에게도 큰 깨달음이 됐다. 마치 갠지스 강가에 서서 하루를 보내고

새벽녘 무렵, 몸을 일으켜 그 물에 온 몸을 씻고 성찰하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삶은 그냥 그런 것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조은채 인턴기자가 함께 동행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함께 어떤 그림을 담을까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저작권은 뉴스토마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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