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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ING생명 인수 확정 안돼"…높은 몸값에 '저울질'

신한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위해 ING생명 검토…매각 대금 놓고 줄다리기

2018-04-1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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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한지주(055550)가 ING생명보험 인수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리딩 금융그룹 입지를 다지기 위해 보험사 인수를 검토해왔지만, 높은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신한지주는 섣불리 인수를 추진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있어 검토하자는데 무게를 싣고 있어, MBK파트너스와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사 전경. 사진/백아란 기자
 
11일 신한지주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ING생명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차후 결정사항이 있을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의 물밑작업을 통해 2조5000억원에 ING생명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제기된 데 따른 대응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부터 예비실사를 통해 매각 가격의 적정성과 회계 사항 등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최근 자문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계리 실사 작업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에 대한 매력이 적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슈와 주가변동성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좋은 매물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인수 시에는 대금이나 시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인수 확정이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 얘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아직 확정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ING생명은 작년 말 기준 총자산 31조4554억원 규모로 업계 6위 생명보험사다. ING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3% 뛰었고, 영업이익도 39.9% 오른 4503억원에 달한다. 건전성 지표인 보험금지급여력비율(RBC)도 455.3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ING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확대와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ING생명의 순익이 신한금융 자산에 포함되면 신한금융은 KB금융(105560)지주를 제치고 리딩뱅크에 올라설 수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9481억원의 당기 순익을 시현하며 KB금융(3조3119억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또한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부담 요소다.
 
현재 MBK가 내놓은 ING생명 지분은 59.15%로 시가는 약 2조1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KB금융이 ING생명 지분 100%를 2조2000억원 수준에 인수하려 했다가 포기했다는 전례를 비춰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가 포함된다면 ING생명의 매각가는 3조원에 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최종 매각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NG생명이 ‘ING’ 상표권을 올해 연말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주가도 내려가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ING생명은 전날보다 9.70% 하락한 3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공모가(3만3000원)보다는 19.6%가량 높지만, 지난 2월 6만2100원까지 치솟았을 당시와 비교하면 36.4%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브랜드 사용기간이 끝나면 기업 가치가 더 내려갈 수 있어 급하게 배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전에 참여의사를 보였던 KB금융에서도 잠잠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ING생명 자체만 놓고 보면 매력적인 매물이기 때문에 (매각 가격을 놓고) MBK와의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MBK와 ING생명 관계자 모두 “매각가격이 얼마가 될지, 누가 인수할지 모두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ING생명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비은행강화와 수익원 다변화 등 긍정적 요소가 있다”면서도 “이중레버리지 비율(지난해 말 기준 127.4%)과 보통주자기자본비율(12.8%)을 감안할 때 인수와 자금조달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치에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ING생명의 RBC는 업종 내 최고 수준이지만 보험업종 특성상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은 장기적이고, 향후 보험사 IFRS17 실행 시 자본 관련 불확실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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