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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해외서 납세신고 지문으로 하는데…한국 생체인증은 걸음마

인도, 13억 생체인증 플랫폼 구축…"전자신분증 도입해야"

2018-03-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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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문을 활용한 신고 기능까지 갖춘 해외에 비해 한국은 아직 생체인증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생체인증은 지문·홍채·안면 등 개인의 생체 정보를 인식해 본인인증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디지털 주민등록 시스템 '아드하르' 프로젝트를 통해 13억 인구의 생체인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 국민의 지문·홍채·사진 등의 정보를 담은 신분증을 발급한다. 초반에는 지문과 홍채 등이 본인 확인 용도로 쓰였다. 최근에는 은행 거래, 납세 신고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나이지리아는 칩에 주민증과 전자여권,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과 함께 신용카드·교통카드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카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언팩 참석자가 갤럭시S9의 안면 인식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우리나라의 생체인증 사용 범위는 아직 제한적이다. 스마트폰의 지문과 홍채 인식 기능을 활용해 잠금화면을 해제하거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체를 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유엔(UN)난민기구에서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지낸 최운호 한국정책학회 운영부회장은 26일 "대규모 정전 및 지진이나 해킹 등으로 인해 모든 인터넷이 마비되더라도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전자신분증이 필요하다"며 "스마트시티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을 통해 서로 다른 손가락을 별도 용도로 사용 가능한 지문 인식 기능을 선보이며 그나마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 갤럭시S9은 각기 다른 손가락 지문으로 잠금화면 해제와 보안폴더 접근 권한을 설정할 수 있다.
 
이같은 복합인증 방식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합인증은 지문과 홍채, 안면 등 다양한 생체인증 방식을 함께 사용하거나 지문도 손가락별로 다른 기능을 하는 인증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은 잠금화면 해제와 같은 평상시 기능을 하지만 검지손가락을 사용할 경우 자동으로 긴급 연락처나 경찰에 자신의 위치 위급함을 알리는 방식이다.
 
최 부회장은 "모든 사람들이 지문·홍채·안면 인식 기능을 갖춘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있냐"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본인이 모든 서비스에 접속 가능한 키를 쥐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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