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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검찰총장 '과거사 반성' 따라간 'BBK 검사'

'MB 면죄부' 의혹 김기동 검사장, 박종철 열사 부친 방문 동석 '논란'

2018-03-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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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문무일 검찰총장이 잘못된 과거사를 반성하겠다면서 고 박종철 열사 부친을 찾아간 자리에 ‘BBK 사건 주임검사’가 함께 따라간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2007년 불거진 ‘BBK 사건’에서도 핵심 줄기였다. 당시 제대로 수사했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수백억대 뇌물·횡령 사건의 피의자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 총장은 지난 21일 오후 박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가 입원해 있는 부산 남천동에 있는 한 요양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 1987년 경찰의 고문치사로 숨진 박 열사 사건을 사과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사명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동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동석했다. 김 부원장은 박 열사와 부산혜광고 동창이다.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2007년 BBK 의혹이 터졌을 때 김홍일(사법연수원 14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함께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박 열사와의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학시절 서클 선배인 조국 민정수석 등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인연도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17대 대선을 앞두고 검찰이 BBK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부실수사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과 BBK·다스와는 무관하다고 결론냈다.
 
수사팀은 특히 2007년 12월5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다스 9년치 회계장부를 검토함과 동시에, 그 자금의 흐름 면밀하게 추적하는 등으로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다스가 이 후보 소유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또 다스의 돈이 배당금 등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다스 돈이 이 후보에게 건너간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를 다 해도 다스가 이 후보 소유라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이 부분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이 “검찰이 김경준씨를 회유,협박해 사실을 은폐했다”면서 “수사 기법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김 부원장을 포함한 수사팀 수뇌부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씨는 8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감한 뒤 지난 2017년 6월2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획입국을 실제 제안하려고 나에게 온 사람이 박근혜의 변호사(유영하)라고 김기동 검사에게 (말)하자, 그는 ‘듣기 싫고 민주당이 한 것에 대해 진술하라’고 했다. 기획입국 제안을 한나라당이 하면 괜찮고, 민주당이 하면 범죄라는 것이 김기동의 판단!”이라고 글을 올렸다. 
 
김 부원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문 총장과 함께 박 열사 유족을 만난 것과 BBK 사건 수사는 달리 봐야 한다고 말한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문 총장이 박 열사 유족을 방문하기 까지는 김 부원장이 중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 본인은 언론 노출을 꺼려 부담스러워 했지만 검찰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문 총장과 함께 유족을 방문했던 이 관계자는 "김 부원장이 병실에 함께 들어섰을 때 박 열사 유족 중 한분이 '1등하던 기동이가 왔다'고 했고, 병 중이시던 열사의 부친도 알아보고 반가워 하셨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박 열사와 단순한 고교 동창이 아니라 매우 친한 벗이었다고 한다.  고교시절과 대학시절은 물론이고, 박 열사가 변을 당한 이후 지금까지도 김 부원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박 열사 유족들을 찾는 등 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 부원장 가족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9일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임을 공식 확인하면서 110억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30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 전 대통령이 불출석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일단 일정을 취소한 상태다. 발 부장판사는 22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기일을 확정할 계획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김기동 사법연수원 부원장.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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