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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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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무비게이션) '퍼시픽림: 업라이징', 거대 액션물을 재정의하다

'메가 카이주' 무게 7864t…거대 로봇의 격렬한 액션

2018-03-21 15:02

조회수 : 6,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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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카이주’라고 불리는 외계 괴물과 ‘예거’란 이름의 거대 로봇. 두 괴물의 육탄전. 2013년 국내 개봉한 ‘퍼시픽 림’은 이 두 가지 설정만으로도 남성 관객들의 로봇 판타지 그리고 흥행 보증 수표 가운데 하나인 ‘에이리언’ 결합체란 사실에 흥행 포텐을 터트렸다. 그리고 5년이 흐른 2018년 ‘퍼시픽림: 업라이징’은 이름처럼 모든 것이 더욱 커지고 강력해졌다.
 
기본 설정은 전편과 동일하다. 전편의 로봇 군단 ‘예거’가 퇴역한 가운데 새로운 예거들이 대거 등장한다. 거대 괴물 ‘카이주’의 존재도 동일하다. ‘예거’를 조종하기 위한 파일럿, 파일럿 2인이 ‘예거’ 조종을 위해 두뇌를 연결하는 ‘드리프트’ 등.
 
 
 
중국을 거점으로 한 범태평양연합방어군은 10년 전 카이주의 통로가 된 태평양 심해 ‘브리치’를 막아내면서 힘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들은 중국을 거점으로 사령부를 구성한 채 언제 다시 있을지 모를 카이주의 습격에 대비해 파일럿 양성과 전투 태세 점검에 만전을 기한다. 물론 이런 가운데 반항아가 존재한다. 전편에서 자신을 희생해 브리치를 폭파한 사령관의 아들 제이크(존 보예가). 그는 아버지를 싫어한다. 가족을 외면하고 인류를 위해 희생한 그 모습을 부정한다. 그는 아버지가 틀렸음을 증명하려는 듯 삐뚤어지기를 희망한다. 범죄에 연루되고 무정부 세상에 몸을 맡긴 채 살아간다. 결국 경찰에 잡히고 파일럿 양성소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사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군에 입대해 예거 파일럿으로 활동해 왔었다. 그는 이제 그곳에서 어린 예비 파일럿을 교육시키는 교관이다.
 
평화롭다. 하지만 혼란 이전의 고요함이었다. 전쟁 종료 10주년 기념식장에서 파일럿이 탑승하지 않은 ‘드론 예거’가 기존의 예거들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제이크는 자신의 파트너였던 네이트(스콧 이스트우드)와 함께 ‘집시 어벤저’에 탑승해 이를 제압한다. 사령부는 곧 드론 예거의 배후에 중국의 거대 기업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들의 흑막도 예감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카이주를 조종하고 그들을 지구로 보내던 외계 종족 ‘프리커서’의 충격적인 계획이 드러난다.
 
영화 '퍼시픽림: 업라이징'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드론 예거’의 폭주와 닫혀있던 ‘브리치’가 열리고 그 곳을 통해 총 3마리의 카이주가 지구로 다시 오게 된다. 그들은 일본 후지산을 향해 달려가고 남아있는 예거 ‘집시 어벤져’ ‘브레이서 피닉스’ ‘세이버 아테나’ ‘가디언 브라보’는 진화된 ‘카이주’와 마지막 전투를 치를 준비를 한다.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역시 기본 플롯은 단순하다. 괴물 ‘카이주’와 거대 로봇 ‘예거’의 대결이다. 영화적 설정이지만 ‘예거’들의 기본 신장은 평균 80m가 넘는다. 평균 무게만 1500t 이상. 지금까지 그 어떤 매체를 통해 공개된 로봇 캐릭터도 ‘예거’를 넘어서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카이주’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 신장 100m 이상. 평균 몸무게 2500t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른바 ‘메가 카이주’는 무게만 7864t로 설정돼 있다.
 
영화 '퍼시픽림: 업라이징'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크기의 액션’이란 찬사에 걸맞는 설정들이다. 1980년대 중후반 일본 영화계의 트렌드였던 ‘전대물’(?隊物. 일본에서 시작된 특수 촬영물로 다수가 팀을 이뤄 각자의 역할을 맡아 지구를 구하거나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을 주로 다루는 장르)의 진화 끝판왕을 보는 느낌이다. ‘유치함’이 분명 넘치는 비주얼과 장르지만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설명 불가능한’ 묘한 매력이 있던 장르였다. ‘퍼시픽림: 업라이징’이 바로 그런 쾌감과 여운을 준다.
 
업그레이드란 측면에서도 1편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빠르다. 거대함에 빗대어 둔탁했던 움직임은 이번 2편에선 보기 힘들다. 특히 캐릭터 가운데 ‘세이버 아테나’는 스피드가 주무기일 정도로 빠른 동작이 압권이다. 전편이 디스토피아적인 암울한 분위기 속에 펼쳐진 서사시였다면 이번 2편은 같은 장르이지만 성장담이 강조된 청춘물 같은 느낌도 크다.
 
영화 '퍼시픽림: 업라이징'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전편의 연출자였지만 이번 2편에선 제작자로 한 발 물러선 길예르모 델 토로의 마니아라면 사실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봇과 거대함 그리고 격렬함이 넘치는 액션의 향연을 기대한다면 이만한 영화도 드물다. 무엇보다 크기 면에서 상대를 찾을 수가 없다. 개봉은 21일.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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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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