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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내수부진에 '물가' 의구심 커진 금통위

1~2월 1% 초중반 물가 오름세…금리 추가인상 지연 가능성

2018-03-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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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1월에 이어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물가 지표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구심이 확인됐다. 물가 목표 달성 시점에 대한 확신이 줄어든 만큼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점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8년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A금통위원은 "우리 경제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년여 동안 1%대 초반까지 완만하나마 지속적으로 하락해 오고 있어, 선진국들의 리플레이션 추세와는 상이한 모습"이라며 "우리 경제의 내수가 여타 선진국처럼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경기회복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불안해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0%,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은 1.2%였다. 금통위 이후 발표된 2월 지표는 각각 1.4%, 1.3%로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다. 
 
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7%,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은 1.8%로 제시하며, 상반기중 낮은 오름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A금통위원은 "물가상승률 하락은 동일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더라도 실질금리를 상승시킴으로써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1.50%로 유지되고 있는 현재 기준금리가 실질적으로 어느정도 완화적인 수준인지에 대해서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고, 현시점에서는 내수회복을 통한 물가상승률의 제고가 통화정책의 일차적 목표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한다. 
 
B금통위원은 "국내 실물경제가 1월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민간소비의 회복세는 경제 전반의 균질한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플러스 GDP갭으로의 가시적 전환을 확신하기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B금통위원 역시 "1월 물가상승률 둔화로 올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흐름이 지난 1월 전망경로에 못 미치게 될 하방위험이 높아졌으며, 중기적 시계의 물가목표 수렴 시점도 조금 더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금통위원은 "수요측면의 지속가능한 물가압력 상승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평가했다.
 
D금통위원은 "현수준의 물가압력은 목표치를 다소 밑도는 1% 중후반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농축수산물의 기저효과, 에너지의 규제가격 등 외적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추세는 약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놨다. 그는 통화정책 완화정도에 대한 판단과 관련해 "글로벌 경기 개선이 앞으로 지속될 경우 글로별 교역 채널 등을 통해 우리의 성장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립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통화정책의 완화정도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E금통위원은 "지난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추가조정 필요성은 계속 유효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물가 측면에 여유가 있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물가여건의 미흡을 기준금리 동결 결정 근거로 들었다. 
 
F금통위원 역시 "1월 물가상승률 둔화 자체는 예상된 것이지만 둔화폭은 예상보다 다소 크다고 평가된다"며 "현시점 정책결정에서 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현재화될 조짐을 보지 않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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