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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 가전공장 생산능력 확대…통상압박 피하기 총력

뉴베리 세탁기공장 2라인 가동…세이프가드 피하기 고육책

2018-03-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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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세탁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발동한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에 피해가 생길 경우 수입국이 관세를 높이거나 수입량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20일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가전공장에서 두 번째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 1월 드럼세탁기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전자동세탁기 생산라인을 추가한 것이다. 이번 생산라인 확장은 지난해 6월 뉴베리에 3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9개월 만에 이뤄졌다. 업계는 삼성전자 뉴베리 공장이 올해 하반기에는 최대 용량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이 공장에 약 650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 중 10% 정도가 삼성이 자산을 인수한 캐터필러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 지역에서 약 34㎞ 떨어진 젠킨스빌 원자로 프로젝트에 종사했던 사람들 일부도 채용했다. 고용인원수는 당초 계획인 950명 보다 소폭 늘었다. 2020년까지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미국 사우스캐럴라이나주 뉴베리 세탁기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공장을 조기 가동한데 이어 빠른 속도로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것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현실화 되면서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한국산 세탁기에 최대 50%의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연간 한국산 세탁기 수입물량 120만대에 대해 첫해 20%, 2년 차와 3년 차에는 각각 18%와 16%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와 45%, 40%의 관세를 물린다. 미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 점유율이 약 19%(약 160만대)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일부 물량은 최대 관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서 삼성전자는 즉각 미국 현지에 세탁기 유통을 담당할 물류시설 확보에 나섰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지필드 카운티에 창고·운송시설을 임대하기 위해 현지 부동산투자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뉴베리 가전공장에서 생산된 세탁기는 이 곳에 보관됐다가 미국 전역으로 배송하게 된다. 현지 세탁기 가격인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이달 들어 현지 유통업체에 4~8% 인상된 세탁기 가격을 통보하면서다.
 
삼성전자는 현지 생산량을 빠르게 끌어올려 수출물량에 대한 타격을 줄이는 한편,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생산 체제를 빠르게 갖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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