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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박원순 시장 “무료 생리대 자판기 설치 검토”

사연있는 세계여성의날 토크 콘서트…각종 정책 제안 쏟아져

2018-03-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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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화장실 비누·물·휴지는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데 생리대는 왜 그렇지 않은가요. 생리는 참을 수도 없고 한 달에 5~7일 꼴로 해야해요. 미처 생리대를 준비 못했을 때를 위해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해주세요."
 
영화 '피의 연대기'의 김보람 감독은 여성이 생리를 일상적·필수적으로 겪는만큼, 생리대 공급을 공공 영역에 어느 정도 편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7일 저녁 서울여성플라자에서 '3·8여성의날 기념 토크쇼'를 진행했다. 객석 여성들은 각자의 성희롱·성차별 경험을 쏟아냈다. 학교 교사와 남학생에게 성희롱 당한 성교육 강사, 여대 교수의 성차별 발언을 전해들은 여대생, 피시방에서 온라인 너머 여성을 꼬시고 욕한 남성을 목격한 게임 유저 등 사연들은 다양했다.
 
전문가 패널 4명은 여성의 고충을 정리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딸에게 성폭력·성추행한 아버지가 '내가 길렀는데 만지지도 못해'라고 말하더라"며 "미투가 권력형 성폭력 폭로라는데 권력은 특정 장소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 있다"고 말했다.
 
이후 패널들은 서울시에 정책 제안을 했다. 김 부소장은 서울시 기관장들의 반성폭력 선서,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학생 교육 및 몰카 피해자의 일상 복귀 지원, 류벼리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 매니저는 일상 차별을 이야기하는 공적 공간 신설을 제시했다.
 
선거법으로 인해 정책을 ‘약속’할 수 없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검토’라는 단어로 대신했다. 박 시장은 “성희롱·성폭력 교육 비용의 절반을 서울시가 대며, 차별을 이야기할 플랫폼을 검토하겠다”며 “뉴욕이 생리대 자판기를 만들었는데 서울이 왜 못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저녁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3·8여성의날 기념 토크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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