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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대유그룹, 스마트저축은행 3배 매각차익 봤다…8년 전 헐값 인수 의혹

240억에 인수해 780억에 매각

2018-02-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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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대유그룹이 스마트저축은행을 되팔면서 당초 인수가의 3배 이상 이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이득이 너무 커 당초 2010년 헐값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일 IB업계와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대유그룹의 자회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는 스마트저축은행 주식 전량(279만5050주)을 780억원에 제이에스자산운용에 매각한다.
 
780억원은 앞서 대유그룹이 지난 2010년 스마트저축은행(당시 창업저축은행) 인수가격(240억원)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이는 타 저축은행 매각 사례들을 비춰봤을때 상대적으로 높은 차익실현이다. MBK파트너스는 2006년 한솔저축은행(현재 애큐온저축은행)을 1200억원에 인수한 후 지난 2016년 KT캐피탈(현재 애큐온캐피탈에) 1980억원에 매각했다. 단순 차익은 780억원이지만, 인수 당시 400억원 유상증자를 했고, 매각 당시 7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를 감안하면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매각한 셈이다.
  
2010년 당시 스마트저축은행과 같이 부실 저축은행이던 아주저축은행(당시 하나로저축은행)을 인수했던 아주그룹도 매각 시 큰 차익을 내진 못했다. 아주그룹은 지난 2011년 자회사인 아주캐피탈을 통해 아주저축은행을 800억388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우리은행 등이 참여한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패키지로 3100억원에 매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의 매각가치가 4000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의 단일 매각가격은 1000억원 안팎이었을 것"이라며 "아주그룹이 아주저축은행 매각에 큰 차익을 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유그룹이 스마트저축은행 매각으로 3배 이상의 차익을 내자, 일각에서는 대유그룹이 스마트저축은행을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도록 당국이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지자 저렴한 가격에 저축은행을 인수해 차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당시 대유그룹이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국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인수를 승인했다는 의혹도 있다. 2010년 당시 현금성 자산이 100억원대이던 대유그룹은 240억원의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솔로몬저축은행 등에 150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이는 빌린 돈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금지한 상호저축은행법에 저촉되는 사안이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르면 차입금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지 못하도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호창 전 의원은 앞서 대유그룹이 차입금을 이용해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하는데 금융감독원이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송 전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대유신소재 창업상호저축은행 주식취득 승인안'에는 "인수자금은 영업활동으로 조달한 자금"이라고 적혀있고,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대유그룹은 증자자금 명목으로 은행에 100억원을 예치, 금융당국에 저축은행 주식 취득 허가신청을 했다. 대유그룹(대유에이텍, 대유플러스)은 한 달 뒤인 지난 2010년 6월 200억원을 들여 스마트저축은행 지분 62.2%를 취득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다.
 
스마트저축은행을 직접 인수한 대유신소재의 자격 역시 금감원이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유신소재의 지난 2007~2010년 상반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2007년 56억원, 2008년 37억원, 2009년 70억원, 2010년 상반기 3억7000만원 등 3년 이상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한 대유신소재 등의 자금출처를 점검해보니 매출채권 회수, 내부 유보금, 국세 환급금 등 전액 자기자금이었다"고 말했다.
 
대유그룹은 스마트저축은행 인수 한달 후 신임 대표이사로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출신의 정기승씨를 선임하기도 해 당시 시장에서는 당국이 지원한 특혜인수 의혹이 확산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유그룹이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관계로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는 말이 돌았다"며 "특히, 대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인척 소유 회사로, 당시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을 당국이 의식하지 않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유그룹이 스마트저축은행을 되팔면서 당초 인수가의 3배 이상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그룹 계열사인 대유위니아 선릉 사옥.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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