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소중한 남북대화, 바람 앞 촛불 지키듯 지켜달라"

"대화 분위기 언제까지 지속될지 낙관 못해···북도 함께 노력해야"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국면이 조성됐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지금 대화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우리는 지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의 길을 여는 소중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6.25 전쟁 이후 최악으로 무너진 남북 관계 속에서,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상황 속에서 극적으로 마련된 남북 대화”라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남북 대화는 그 자체로서 매우 의미가 크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덕분에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북대화를 '촛불'에 비유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들께서는 마치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치권과 언론도 적어도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만큼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오랜 단절 끝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역지사지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