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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바이오주 뜨면 유안타증권 함박웃음?

위탁매매 증가 수혜 고스란히…후강퉁 당시의 영향 이어져

2018-01-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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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유안타증권이 작년 말부터 시작된 바이오주 랠리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바이오주가 각광받으면서 위탁매매 관련 성과가 늘어나기 때문. 증권사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유안타증권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증시를 떠난 개인투자자들의 귀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안타증권이 대표적 수혜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치 평균(6조원)의 두 배를 웃돈다. 증권사들이 대체투자 및 투자은행(IB), 펀드 판매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과거에 비해 위탁매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전체의 30~40%에 이르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레버리지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수익성이 뛰어날 것으로 판단된다"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MS), 수수료율 등을 감안하면 유안타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DB금융투자>한국금융지주·대신증권>교보증권 순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이 11조원일 경우 위탁매매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유안타증권이 21.6%로 가장 높다. 한화투자증권(14.2%), DB금융투자(13.9%), 키움증권(13.3%), 교보증권(11.1%) 등이 뒤를 이었다.
 
유안타증권의 위탁매매 부문 강세는 특히 바이오주 열풍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작년 하반기부터 제약·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거래대금 증가를 이끌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제약·바이오주가 차지하고 있다. 
 
2015년에도 한미약품이 대규모 수주 사실을 발표하며 바이오 열풍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당시는 홍콩과 중국주식을 외국인이 살 수 있도록 문을 여는 후강퉁(2014년 11월)과 선강퉁(2016년 12월)이 이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린 시기이기도 하다.
 
유안타증권은 동양사태 이후 대만계 대주주를 맞아들이면서 중화권에 강한 증권사라는 강점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바이오와 차이나 열풍이 겹치면서 중국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유안타증권을 찾았다가 바이오주까지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상당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거래가 늘면 유안타증권의 위탁매매가 늘어나는 현상이 포착되기도 한다"며 "과거 후강퉁과 바이오주 열풍이 겹쳤던 영향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했다.
 
1999년 닷컴 열풍 당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온바 있다.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으로 현대증권을 방문했던 고객 가운데 일부가 IT주 거래를 시작하게 됐고, 이후 IT주가 오르면 현대증권 위탁매매 수익이 증가한다는 공식이 성립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를 고객의 개인정보라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는 없다"며 "다만 과거 후강퉁과 바이오주의 열풍이 겹친 것을 계기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 사진/유안타증권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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