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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근로시간 단축 논의…LG유플러스 '촉각'

고착화된 시장 구도로 전전긍긍…공격적 요금정책 안간힘

2018-01-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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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서 이동통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통 3사는 타사 가입자 한 명이라도 더 빼앗고 자신의 가입자는 지키는 제로섬 게임을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소비자들의 이통사 간 이동이 활발해지는 것이 유리하다. 고착화된 시장 구도를 뒤흔들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리점이나 판매점의 영업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을 시간도 감소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
 
지난해 12월 추진됐던 휴대폰 전산 마감시간 단축 논의에서도 LG유플러스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 3사는 기존 오후 8시인 휴대폰 전산 개통 마감시간을 오후 6시로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시달리는 유통망 직원들의 수고를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SK텔레콤이 주도적이었으며 KT도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LG유플러스의 반대 등에 부딪히면서 로 전산 마감 단축은 논의가 중단됐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고가 요금제 혜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시장 상황도 LG유플러스에 유리하지 않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일몰 조항인 지원금상한제(33만원)가 폐지됐지만, 출혈경쟁을 우려한 경쟁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기대했던 변화도 없었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간의 지원금 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로서도 굳이 이통사를 옮길 필요가 없게 됐다.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에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는 등 시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가라앉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4000여건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지난 11일까지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5000건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1만5000건을 평소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로 꼽는다.
 
LG유플러스는 일단 공격적인 요금정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약정기간 만료 전에 재약정을 해도 잔여기간에 관계없이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약정요금할인율이 상향된 지난해 9월15일 이전 가입자들도 재약정하면 25%의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또 지난달 16일부터 '데이터 스페셜 C(부가세 포함 8만8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월 30GB·일 3GB)을 최고가 요금제인 '데이터 스페셜 D(부가세 포함 11만원)'와 동일한 수준(월 40GB·일 4GB)으로 개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한국노총(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17일), 민주노총(18일), 중소기업중앙회(19일) 등을 만나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간담회'를 이어간다. 간담회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휴일·연장 근무수당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소비자들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해 매장 시작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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