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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TV게이션]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 박중훈에게 열광하는 남자들

표정·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마다 데뷔 32년차 무게감

2018-01-15 14:03

조회수 : 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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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데뷔 32년차의 무게감은 표정 하나, 대사 속 텍스트 하나 하나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사실 ‘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배우 박중훈이 왜 이제야 드라마를 했는지 말이다.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 방송 캡처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는 마초적 감성의 밑바탕을 단단하게 만드는 느와르의 분위기에 가깝다. 그 중심에 존재만으로도 이름 석자의 무게만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 박중훈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 제목처럼 그 역시 ‘나쁜녀석들’ 의 ‘나쁜’을 담당한다. 그게 단순하게 부정의 의미를 담당하고 있다면 그가 맡은 극중 ‘우제문’ 검사는 ‘선인’도 ‘악인’도 아닌 현실의 상식을 쫒는 본능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결과적으로 남성 시청자들이 전편 ‘나쁜녀석들’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우제문 검사를 필두로 주요 배역들의 본능적 야수성이 남성 시청자들의 숨은 마초성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서원시’란 가상의 공간이 주는 파괴적 생명성이 두드러진 것은 아닐까. 그 안에서 피아의 구분 없이 먹이 사슬의 법칙에 따라 물고 물리고 쫓고 쫓기 모습은 문자 그대로 상남자들의 세상일 뿐이다.
 
먼저 드라마 시작과 함께 타이틀 장면에서 드러난 ‘서원시’의 전경은 괴물 그자체다. 괴물은 살아 숨쉬는 생명이다. 그 생명은 ‘악의 카르텔’이 길들여 놓은 괴물이다. 그 괴물은 힘이란 회초리에만 굴복한다. 굴복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스스로의 팔 다리로 잘라낼 줄 아는 잔인한 생존 법칙과도 같았다.
 
전반에 해당하는 ‘나쁜녀석들: 악의도시’ 속 악역은 ‘조영국’(김홍파)이다. 그 반대에는 우제문이 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칼날을 숨기지 않는다. “법? 질서? 정의? 그런 것으로 나 못잡아”라며 법이자 질서이며 정의인 검사 우제문을 조롱하는 조영국의 모습은 서원시란 괴물 그 자체다. 그 반대편에 선 우제문 역시 사실 조영국이 조롱하는 그것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사람을 믿지 않는다. 사연을 보고 일 할 뿐이다”며 인간 본성을 건드리며 목표만을 쫓는 모습은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 기관차와도 같다.
 
하지만 우제문이 바라본 악의 실체가 내부에 있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반전 이상의 충격을 줬다. 검찰 내부 이명득 검사장(주진모)이 사실상 악의 근원이었단 점은 우제문과 그를 따르던 나쁜 녀석들의 분열을 가져왔다. 허일후(주진모)가 우제문에게 말한 “우린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고 말한 것 역시 ‘악도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사망한 노진평 검사(김무열)에게 우제문이 “세상은 흰색도 검은 색도 아니다. 그저 회색일 뿐이다”고 말한 지점은 이 드라마의 부제 ‘악의 도시’와 맞닿은 가장 적절한 주제가 된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 그저 ‘쪽팔림’에 눈물 흘리며 검찰총장에게 호소하는 노진평 검사의 모습이 남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니 공감을 얻었다. 그저 살아가고 또 사는 것에 의미를 둔 세계에서 쪽팔리기 싫어서 제대로 한 번 주먹 내지르겠다고 포호하는 이 나쁜 녀석들의 부릅뜬 눈빛이 남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 중심에 데뷔 이후 두 번째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명품 배우 박중훈의 선택 있다. 그리고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악인 열전'이 주말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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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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