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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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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치 않은 것에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포기' 배워야 자기 가치관 정립…내적 가치에 집중할 때 '진짜 삶' 시작

2018-01-04 17:54

조회수 : 2,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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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과 ‘무한 긍정’에 대한 종용은 이 시대 자기계발서의 뻔한 레파토리다. ‘나도 해봐서 알아’란 꼰대식 마인드가 난무하고, ‘난 잘될 것이다’를 무한히 외치라는 조언이 즐비하다. 그래야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충실히 읽고 따른 결과는 어땠나. 한 번쯤 시도해본 이들이라면 다들 잘 알 것이다. 그것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는 사실을. 열심히 자신을 가꿔 유토피아적 삶에 근접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아무리 분투해도 디스토피아적 삶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마크 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이 최근 서점가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삶의 불편한 진실을 진솔하게 마주하기 때문이다. 더 노력하고, 더 서두르고, 더 성공해야만 훌륭한 삶이라고 외치는 기존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맨슨은 삶의 그늘진 면을 마주하길 서슴지 않는다.


중학교 때 마약 문제로 퇴학까지 당하고 대학 졸업 후 백수 생활을 한 적 있는 그는 자신의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읊고, 되새기며, 통찰한다. 30대 초반 한 젊은 청년의 굴곡진 삶이 이내 가짜 행복과 허상에 지친 이들에게 이렇게 다가와 속삭인다. “(중요치 않은 것에) 애쓰지마. 노력하지마. 신경쓰지 마”


맨슨에 따르면 오늘날 현대인 모두는 전염성 정신병을 앓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는 자기 과시에 의한 허세 문화를 확산시켰고, 대중매체는 예외적인 사례를 보편적인 사례로 과장한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경쟁의식과 무언가를 소유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계속된다. 이런 세계에서 부족함은 용납되지 못하고 평범은 죄악으로 간주된다. 인생은 ‘지옥의 무한 궤도’에 빠져 버리고 만다.



맨슨의 기술은 이런 오늘날의 상황에서 필수적이다. 그가 말하는 ‘신경 끄기’란 모든 것에 신경을 차단하는 무신경한 태도가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와 중요하지 않은 가치를 선별하고, 전자에 집중하라는 얘기다. 이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비틀스에서 내쫓긴 드러머 피트 베스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1962년 비틀스가 첫 음반 계약을 따낼 당시 피트 베스트는 다른 세 멈버의 반대로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이후 우울증을 겪기도 하지만 그는 안락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새 가치에 집중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봤고 점차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베스트가 추구한 가치는 아이러니하게도 비틀스의 다른 멤버들은 쉽게 얻지 못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추구해야할 만한 중요한 가치란 어떤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좋은 가치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회에 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가치는 미신적이고, 사회에 해로우며,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공통성을 지닌다.


예를 들어 정직이나 혁신, 유연함, 후원, 자존감, 너그러움, 겸손 등은 좋은 가치인 반면 속임수나 폭력, 쾌락, 물질적 성공, 무한 긍정 등은 나쁜 가치에 속한다.


“건전하고 좋은 가치는 내적으로 얻는 것이다. 창조성이나 겸손은 지금 당장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 (중략) 나쁜 가치는 일반적으로 외적 사건에 의존한다. 전용기 타기, 듣기 좋은 소리만 듣기, 비싼 집 사기, 고급 술집에서 캐비어 먹기 등이다.”


베스트처럼 과감히 내적 가치에 집중할 때 저자는 ‘삶의 몰입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해 집중하고 정신을 사납게 하는 온갖 대안을 거부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몰입의 즐거움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에게도 삶은 매 순간 순간이 고통으로 점철된 실패 투성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여야 했고 대마초와 담배, 비디오 게임중독으로 젊은 시절을 방황했다.


그가 선택한 차선책은 세계 여행이었지만 그곳들에서 얻는 쾌락은 결국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53, 54, 55번째 나라에서 흥청망청 지내는 동안, 이게 신나고 굉장한 경험이긴 하지만 결국엔 덧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고향 친구들은 자리를 잡아 결혼하고, 집을 사고, 회사 일이나 정치적 이상에 몰두했다. 반면, 난 쾌락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가 오늘날 미국의 주요 언론들보다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게 된 비결에는 이런 다양하고 고된 경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어 욕설이 섞인 책의 원제(Don’t give a f*ck)에서 무가치한 것에 신경끄라는 그의 직설 화법이 더 진솔되게 와닿는다. 포기하고, 내려놓는 진실을 마주함으로써 그는 역설적으로 기존 긍정주의 철학보다 더 큰 긍정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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