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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미·중 통상갈등시 우리 수출도 피해 우려"

미, 중국산 알루미늄 합판 조사…"중간재 대중 수출 줄어"

2017-1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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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중 통상갈등 심화'를 주요 주제로 다루고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알루미늄 합판의 덤핑 판매와 부당보조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반덤핑, 상계관세 직권조사는 1985년 일본산 반도체와 1991년 캐나다산 연목재 이후 25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미국 산업계의 제소 없이 미 상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발동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즉각 '비정상적 조치'라며 반발했고, 외교부 역시 미국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유보하고 고율의 반덤핑관세 부과가 가능한 '대체국 가격 제도' 적용을 지속하는 데 유감을 표시하며 대응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무역분쟁은 심화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의 국가안보 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8월에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미국기업에 대한 강제기술 인전 요구 등 부당관행에 대한 조사도 발동시켰다. 또 9월과 11월 각각 중국산 공구함의 부당보조금 예비 판정에 이어 상계관세(14.03~95.96%) 부과를 최종확정하기도 했다.
 
중 상무부 역시 지난 8월 미국산 합금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26~49%)를 부과했고 타이어원료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
 
미 재무부차관은 지난달 올해 7월 이후 중단된 양국 간 '포괄적 경제대화(CED, 미중 간 통상·투자 문제해결을 위한 소통창구)'의 재개의사가 없음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 같은 양국의 무역분쟁 심화 원인에 대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지속, 추가 대북제재를 둘러싼 양국 간 입장차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월평균 무역수지 적자는 2015년 417억달러, 2016년 421억달러, 2017년(1~10월) 463억달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중 대중 상품무역 적자는 308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7%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상품무역 적자의 47.1% 수준이다.
 
미 정부가 알루미늄 합판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만큼 양국 간 무역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알루미늄 합판 반덤핑과 상계관세 예비판정, 수입철강 및 알루미늄의 안보침해 조사결과 발표 등이 내년 1월에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시티(citi) 등 전문가들은 대상품목의 무역비중 등이 양국 무역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만큼 전면적인 통상분쟁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 8월 시한으로 하는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 결과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갈등은 또다시 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은 가공·보세무역 비중이 65.8%에 달하고 있어 중국의 대외 수출 변화에 동조화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지난해 국제산업연관분석을 통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 하락에 따라 한국의 총수출은 0.2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한 바 있다. 2014년 기준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중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은 7.3% 수준으로 나타난다.
 
한은은 "미국의 무역제재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나라도 중간재를 중심으로 대중 수출이 줄어들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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