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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옛말…외부인재 수혈 나선 시중은행

AI·빅데이터 등 금융 산업 변화 발맞춰 인재 선임…조직 유연성 강화

2017-12-13 14:50

조회수 : 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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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발맞춰 금융권의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벗고 조직 유연성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 등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영입 인재에 과감히 나서며 주요 보직도 외부 인사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장, 김정한 하나금융 부사장,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최근 실리콘밸리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의 김정한 전무를 DT Lab(Digital Transformation Lab) 총괄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로 영입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금융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하나금융은 김 부사장 영입에 1년 넘게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새롭게 설립되는 DT Lab을 통해 전통적인 금융권 조직과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 혁신을 추진하게 되며,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실험과 가설의 검증을 통한 금융 서비스와 IT 신기술의 융합과 함께 우수 인재 영입, 해외 글로벌 인재 활용 등도 직접 추진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IT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한은행 역시 위성호 행장의 지휘 아래 외부 인사를 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그룹을 신설한 신한은행은 AI(인공지능)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 본부장으로 앉혔다.
 
순혈주의가 강한 은행에서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전략 주도권을 외부 인사에 맡긴 것이다.
삼성전자 SW센터와 IBM Korea에서 모바일 플랫폼 설계 등을 주도한 장 본부장은 SK C&C AI개발 총괄 팀장으로 IBM왓슨의 한글화와 SK의 AI플랫폼인 ‘에이브릴’ 개발을 담당해왔다.
 
현재 장 본부장은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반의 금융 비즈니스와 서비스 발굴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005450)금융지주는 신한은행 빅데이터 센터장으로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영입했으며 신한금융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계자인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대표를 선임했다.
 
위 행장 역시 “초격차의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내부 인재 육성과 외부 전문가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 등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수혈해 미래 먹거리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지주 회장이 외부 출신에서 탄생하기도 했다. BNK금융지주(138930)는 지난 9월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결정했다. 외부 출신 회장 인선은 적폐 청산과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 역시 외부 인사를 대거 선임하며 조직 체계를 바꾸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11월 김 회장은 조광식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과 이윤학 NH투자증권 연구소장 등 외부 인사를 BNK투자증권 대표와 BNK자산운용 대표로 영입했다.
또한 교보악사자산운용 사장을 지낸 안효준 BNK투자증권 사장을 BNK금융그룹 글로벌 총괄 부문장(사장)에 선임했다.
 
외부 인사 중용은 향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 9월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앞으로 능력 있는 내부 임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전문 역량과 업계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해 BNK금융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부 인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외부 인사의 경우 조직 문화를 알기 어렵고 낙하산 인사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는데 이를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인재가 중용될 때 오는 순기능도 있지만 이를 이용해 낙하산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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