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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 늘어

30~50대 직장인 알코올이 주원인

2017-12-11 10:51

조회수 : 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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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수능을 치른 이모씨(19세, 여)는 매 시험시간마다 손에 땀이 나고 배가 살살 아파 곤혹을 치렀다.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 하지만 강박관념 탓인지 매번 시험 때만 되면 고질적으로 겪는 증상이다. 송년회와 신년회 등 연말, 연시 각종 모임 많은 직장인 김모씨(48세, 남)는 술자리가 많은 다음날 아침부터 배를 움켜쥐기 일쑤다. 내년 초 취직시험을 준비하는 박모씨(25세, 여)도 머릿속에 디데이를 떠올리면 이내 배가 꾸르륵 거리고 탈이 날 조짐을 보인다.
 
이처럼 정서적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대장 근육의 과민해진 수축 운동으로 인한 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증상을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158만명 정도가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 환자까지 따지면 올해는 더 늘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는 시기는 일 년 중 10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험생(11월~12월), 직장인(12월~1월), 취업준비생(1~3월) 순으로 이러한 증상이 많았다. 따라서 연말, 연시가 다가오니 술자리가 많은 직장인들은 주의를 요한다.
 
술에 있는 알코올이 담낭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감소시키게 하는데 이는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과음으로 이어지면 알코올이 위 점막과 대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때 과도한 대장의 연동운동이 미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배출되면 소위 말하는 ‘설사’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선천적인 장의 민감도, 세로토닌의 분비 정도, 특정한 음식물에 대한 반응,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등이 더해지면 증상이 악화되고 만성화 된다.
 
김성호 세강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정서적인 면과 생활습관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개선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가족 중에 암에 걸린 경험이 있거나 갑작스런 체중감소, 혈변, 빈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나이가 50세 이상이라면 대장내시경 검사와 복부CT검사 등을 받아 대장암 유무를 반드시 체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예방을 위해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이나 술, 커피, 튀김, 콩 등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수박, 참외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조금씩 먹도록 해야 한다. 장 운동과 건강에 좋은 현미, 통밀, 보리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곡류와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산책과 자전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이 장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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