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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 '삼강에스앤씨' 탄생

송무석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회장 "2022년 매출 1조원·영업익 1천억 목표"

2017-12-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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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요즘 조선업은 보통의 전문경영인이 경영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업종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CEO가 없으면 중국이나 동남아를 중심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경쟁 대열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그나마 살아 남은 조선소마저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로서 우리 삼강에스앤씨만큼은 한국에서 대기업에 못지 않은, 작지만 알찬 기업으로 키워보고 싶은 열망이 가슴 속에 가득하다."
 
송무석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회장은 7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중견기업 홍보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삼강에스앤씨를 통해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급 이상 국내 유일의 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 사업을 시작한다"며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송 회장은 "삼강에스앤씨의 특화된 초대형 해양 선박 MRO 서비스와 삼강엠앤티의 해양플랜트, 특수선, 강관사업 분야 기술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2년까지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총 매출 1조원, 총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무석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회장. 사진/삼강에스앤씨
 
삼강에스앤씨의 전신은 STX조선해양 자회사였던 고성조선해양이다. 조선기자재업체인 삼강엠앤티와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법정관리 하에 있던 고성조선해양을 지난 9월 인수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인 고성홀딩스 유한회사를 조성해 유암코가 PEF(사모펀드) 750억원을, 삼강엠앤티는 220억원을 투입했다.
 
고성조선해양의 회생절차는 지난 11월 완료됐고, 현재 삼강에스앤씨로 사명이 변경돼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했다. 송상호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삼강에스앤씨에 대해 "FI투자로 인한 455억원 회사채를 빼면 기존 부채를 거의 다 해소했다. 자산은 290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18.6%"라고 설명했다. 올해 동종업계(운송장비 업종) 평균 부채비율은 211%, 선박건조업종은 229%인 반면 삼강에스앤씨와 삼강엠앤티 연결기준 부채율은 120.5%에 그치고 있다.
 
송무석 회장은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했을 때 손가락질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저는 자신 있었다. 현대미포조선이 예전에 선박 수리를 했지만 주로 중소형 위주였고 대형은 제가 처음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선박수리 사업에 대해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은 송 회장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부터다. 한국은 세계 3대 조선 강국이지만 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가 한 곳도 없어 대부분의 대형 선사들은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선박 수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대형 국적선박 225척 중 국내에서 수리된 것은 3척에 불과하다. 송 회장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수리 대기 중인 국내 선사 선박을 발견했을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며 "왜 우리는 신조만 바라보고 수리를 하지 않고 있나, 국부유출은 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강에스앤씨는 유리한 입지 조건을 앞세워 향후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위치한 경남 고성은 부산항, 광양항, 울산항, 여수항, 마산항 등 주요 기항지와 근접하고 거제, 통영권 조선·해양 클러스터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약 16만평의 야드와 1040m에 달하는 안벽(부두), 대형 선박이 쉽게 입항할 수 있는 15m 이상의 깊은 수심 등 초대형 선박 MRO 전문단지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 출범 직후 폴라리스해운 260K 벌크선, SM상선 8600TEU 컨테이너선 등 4척의 수리 물량을 수주했다.
 
 
수리를 위해 삼강에스앤씨에 입항해 있는 선박(왼쪽 삼성물산 케이슨 도크, 오른쪽 폴라리스해운 260K 벌크선). 사진/삼강엠앤씨
   
회사는 앞으로 시장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개조수요가 증가하는 중이다.
 
삼강에스앤씨 관계자는 "일반 정기, 중간 수리 외에도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따른 배기가스 저감 장치와 선박 평형수 설치, LNG 연료 추진선 개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및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하역 설비(LNG-EPSO) 개조 등 2020년 선박 수리(36조) 및 개조(65조) 부문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경험과 수준 높은 기술력을 갖춘 우수 인력을 대거 합류시켜 일반 수리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개조사업 부문에서도 역량을 강화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강에스앤씨만 놓고 보면 내년 선박 개조·수리 부문에서 1038억원 매출, 신조 건조 부문에서 219억원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2년에는 같은 부문에서 각각 4500억원,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수리조선소 설립을 통해 기간산업으로서 조선 산업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개최한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국내 수리조선소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된 육성방안의 하나로 국내 제조 선박의 수리·개조 수요를 유인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강에스앤씨가 속해 있는 지자체인 경상남도 역시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지사 명의로 국적선박을 운용하는 공기업에 협조공문을 발송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송 회장은 "수리 및 개조, 특화된 중형선 건조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제조 선박은 물론 해외 수주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3년 후 삼강에스앤씨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개조 사업 등을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 등의 금융지원도 절실히 요구된다"며 조선 산업 부활을 견인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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