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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농협은행장, 고태순·이창호 2파전 전망

김용환 회장 인사색깔 낼 경우 셈법 복잡…핵심 라인 오병관·박규희 후보군 거론

2017-11-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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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차기 농협은행장에 고태순 NH농협캐피탈 사장과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 본부장이 급부상하며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가 김병원 중앙회장의 입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김용환 금융지주 회장이 인사색깔을 낼 경우 셈법은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오병관 부사장, 고태순 NH캐피탈 사장, 이창호 부산지역본부장, 박규희 부행장. /뉴스토마토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2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장 후보군을 70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 20일 임추위에서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해 147명의 후보군을 꾸렸다. 임추위는 이어 27일 3~4명가량의 ‘숏리스트’를 만든 후 내달 초 농협은행장 내정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관전 포인트는 중앙회장과 금융지주회장의 영향력 좌우 여부다.
농협금융 인사는 김용환 회장이 독립적으로 단행하는 게 맞지만 통상 중앙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되는데다, 김 회장이 금감원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역할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오는 4월 말 임기가 끝난다는 점에서 중앙회장과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많지 않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실제 김병원 중앙회장은 지난해 10월 계열사 임원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받으며, 농협금융계열의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CEO의 사표도 받았다. 이는 농협금융에 대한 조직 장악력이 김 중앙회장의 손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김 중앙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고태순 NH캐피탈 사장이 차기 은행장으로 올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고 사장은 김 회장과 같은 전라남도 출신으로 목포 덕인고와 농협대학을 졸업해 197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고 사장은 농협대학 교수와 무안군지부 금융지점장, 자유시장지점장, 남대문기업금융지점장, 서울영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NH캐피탈 총괄영업본부장을 지내며 영업자산 규모를 2년여 만에 3조원대로 성장시킨 공로가 있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중앙회장과 지역적 기반도 같고, 관계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앙회 쪽에서 밀어 붙인다면 (차기 행장이) 될 수도 있지만 은행업에 대한 전문성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도 급부상한 인물 중 하나다.
1960년생인 이 본부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농협중앙회에 들어왔다. 그는 부산지역본부 총무팀장·유통경제팀장, 부산 기장군지부장, 부산지역본부 부본부장 등을 두루 맡았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에는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파견 근무를 한 이력이 있다. 이에 중앙회 차원에서 문재인정부와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이 본부장을 밀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더욱이 농협금융은 지난해 이성권 농협은행 부장을 NH선물 신임 대표로 깜짝 발탁한 사례가 있어 본부장이 곧바로 행장이 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임추위에 김용환 금융지주 회장의 의지대로 인사를 내릴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도 있다.
만약 김용환 금융지주 회장의 독립적 인사가 실시될 경우, 은행장 자리는 오병관 부사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통상 지주 부사장이 은행장으로 가는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오 부사장은 충남에 연고를 뒀다는 점에서 김 금융지주회장(충남 보령 출신) 인물로 분류된다.
오 부사장은 농협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당시 사업구조 개편을 전담했으며 농협중앙회 금융구조개편부 부장과 농협금융 기획조정부 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 실장 등을 거쳤다.
 
박규희 부행장 역시 유력 인물 중 하나다.
안동 출신의 박 부행장은 안동고와 농협대학 졸업해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박 부행장은 그동안 경북도교육청 지점장과 경북경영지원팀장, NH농협은행 기업고객부장 등을 담당했다.
 
이밖에 올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경우 행장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재 임추위는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와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병욱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까지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의 경우, 은행장 후보군으로 포함됨에 따라 향후 임추위에는 오 부사장이 제외된다. 은행장은 임추위원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최종 선임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이라는 조직은 지역 안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후보자의 역량과 실적을 우선 보고, 중앙회와의 관계 속에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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