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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미 ITC 권고안에 반발…관세폭탄 면했지만 수출 '적신호'

2017-11-22 16:08

조회수 : 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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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세탁기 120만대 초과 물량에 대해 관세를 물리는 내용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월풀 요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대미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ITC는 21일(현지시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TRQ(저율관세할당)를 120만대로 설정하고, 이를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월풀이 요청한 일률적인 50% 관세보다 강도가 많이 약해졌지만, 사실상 무관세인 현 상황과 비교하면 제재 수위가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1조1000억원 규모다. 권고안에서 제시한 120만대는 수출 물량의 절반을 조금 웃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TC 권고안을 수용할 경우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80만대 이상, 많게는 100만대가량이 관세 50%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특히 세탁기를 구성하는 부품까지도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월풀 제소대로 세탁기 캐비닛, 세탁통, 세탁바구니 등이 대상이다. 현지 제작을 택한다 해도 부품을 미국으로 보내 조립해야 하는데,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최종 제품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현지 공장을 조기에 가동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양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3분기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월풀 37.7%, 삼성전자 17.1%, LG전자 13.5% 순이다. 결국 월풀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될 소지가 크다. 
 
양사는 권고안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ITC가 월풀의 터무니없는 관세 부과 요구를 기각했다"면서도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와 소매업자, 일자리에 파괴적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세이프가드로 인한 최종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기반을 약화하고,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라스베가스 홈디포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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