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임은석

기상변화에 속도 줄이고, 장애물 피하고…자율협력주행 첫 시연

자율주행차와 도로 연계 기술연구 결과물…감지기만 의존하는 기존 자율차 한계 극복 평가

2017-11-20 18:00

조회수 : 3,20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 20일 쌀쌀한 날씨 속에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시험도로에서 진행된 자율협력주행 시연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에는 차량을 선보일 국내연구진과 업계 뿐만 아니라 미국 교통부, 유럽도로교통 텔레믹스 추진기구 등 주요 선진국의 정부·업계 담당자가 총 집합했다.
 
시연을 위해 차량에 탑승한 후 기술시연시작점에 들어서자 운전석에 탑승한 기술개발자가 "제가 짧은 구간 운행을 한 후 모니터의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면 자율 주행이 시작됩니다"라고 말했다. 곧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전요원의 신호에 따라 차량이 출발하자 기술개발자는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고 손과 발을 엑셀과 핸들에서 떼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출발 후 시연 차량이 시속 80km로 달리던 중 기상이상 구간으로 설정된 구간으로 진입하자 운영센터로 부터 전달된 내용에 따라 '강설 발생'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속도가 50m/h로 줄어들었다. 개발자는 "기상감속 구간에 들어서면 눈 뿐만 아니라 비와 안개 등의 상황에 따라 속도를 자율적으로 감속해 운행한다"고 말했다.
 
기상감속 구간이 끝나고 최초 설정 속도인 80km/h를 회복해 차량이 달리던 중 이번엔 고장차를 시나리오로 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장애물과의 거리가 300m 정도로 줄어들자 메시지 창에 돌발상황을 알리는 경고문구가 뜨고 속도가 30km/h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후 개발자가 핸들을 돌려 장애물을 벗어났다. 자율주행차 시연인데 사람이 직접 핸들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묻자 개발자는 "시나리오상 자율적으로 장애물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지만 현재 기술로 모든 장애물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장애물 구간에서는 직접 핸들을 움직이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주행에서 자율협력주행 차량은 방향 지시등을 조작하자 부드럽게 방향을 바꾸고, 옆 차선 차량이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자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차간거리를 줄이기도 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와 도로가 연계된 이같은 기술을 선보였다. 국토부가 자율협력주행 시연으로 선보인 기술들은 '스마트 자율협력주행 도로시스템 개발 연구'의 중간결과물로 현재 자율주행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율주행은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감지기를 기반으로 주변상황을 인식해왔지만 먼 거리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감지기가 인식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감지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인프라(V2I) 혹은 다른 자동차(V2V)에서 정보를 받아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방향전환, 감속하는 것이 국토부가 선보인 자율협력주행 기술의 핵심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시연은 폐쇄된 도로인 여주시험도로에서 진행되지만 연구가 완료되는 2020년에는 일반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라며 "향후 자율협력주행 기술이 더 발전하면 미래 도로는 이동공간인 도로망에서 서비스공간인 디지털망으로 탈바꿈하고 모든 자동차·인프라·사람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자율협력주행 차량이 지금까지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라고 밝히며 자율주행차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오늘 탄 자동차는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많지 않다고 들었다. 자동차와 도로, 통신이 함께 교류하면서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라며 "지금 단계보다 한 단계 더 노은 수준을 보여준 것으로 앞으로 자율자동차 분야에 있어서 기술적, 제도적 문제가 해결돼 우리나라가 자율자동차 부분에서 세계적 선도 국가가 되도록 더 노력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달리는 자율협력주행 차량의 내부 모니터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여주=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 임은석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