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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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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경고 안먹히네…주담대 금리 또다시 꿈틀

은행들 "시장금리 상승 때문, 변동금리 인상 불가피"

2017-1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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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근 5%대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금융당국의 경고 이후 4%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금융권 가산금리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후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소폭 낮췄으나,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또다시 꿈틀대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10월 코픽스를 반영해 국민·우리·신한·KEB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10월 잔액과 신규기준액 기준 코픽스는 모두 1.62%로, 특히 신규기준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2월 후 2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코픽스 금리가 발표된 바로 다음 날 부터 발 빠르게 주담대 금리 손질에 나섰다.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4.5% 수준까지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6개월 변동금리는 지난주 초 2.92∼3.92%에서 일주일 만에 3.02∼4.02%로 0.1%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도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가 2.73∼4.32%에서 2.83∼4.42%로 올랐고 지난해 1월 이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규 기준 대출 금리가 2.87∼4.18%에서 2.97∼4.28%로 오르며 잔액기준 금리 2.87∼4.18%와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신규 기준 대출 금리를 3.070∼4.520%에서 3.170∼4.534%로, 국민은행은 3.01∼4.21%에서 3.11∼4.31%로 각각 올렸다. 지난주 초까지만해도 금융채와 가산금리 하락 등으로 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 이후 은행의 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자 금융권이 과도하게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남겼고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가산금리를 낮추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경고와 은행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에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경기 회복 기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가세하면서 시장금리 자체가 오르는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훨씬 낮은 데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은행의 9월 총수신금리는 1.12%로 오히려 8월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12월 1.16%였던 총수신금리는 올해 들어 점차 떨어져 1.11~1.1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려 수익을 내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구두 형식으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은행 '이자장사'를 억제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전반적인 시장의 금리 상승추세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 없는 데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비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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