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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잃어버린 10년' 벗어나 훈풍 기대감…"지스타서 최대 수출 달성"

이명박·박근혜 정부, 규제일변도 정책에 게임산업 크게 위축…새정부 "고부가가치산업" 육성 기조 전환

2017-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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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정부의 게임산업 부흥 정책기조에 힘입어 게임산업이 다시 전성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올해 모바일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흥행작을 국내외시장에 잇따라 흥행시키며 최대 매출규모와 수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산업을 사회악으로 취급해 각종 규제법안들을 통과시켰던 과거정부들과 달리 새 정부는 게임을 고부가가치 콘텐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게임업계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집권기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문체부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여성가족부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인터넷게임 접속을 막는 것이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 본인 및 친권자가 요청하면 설정한 시간 이외에는 게임이용을 차단하는 제도다.
 
당시 정부는 웹보드게임(도박게임) 결제상한선 등 다양한 규제를 만들어 냈고 게임을 4대중독물로 포함해 게임에 부정적인 인식을 씌우며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막아왔다. 때문에 이 기간은 게임산업의 암흑기로도 불린다. 덩달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널리 퍼졌다. 게임산업계는 자연스레 위축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는 서울시내 게임산업체 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1.6%씩 감소해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정권교체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게임산업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랐다. 게임산업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후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성장사다리펀드 조성과 게임부스트센터 구축, 민·관게임개선협의체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도 장관은 새 정부의 게임관련 정책 방향을 ▲창업에 우호적인 산업환경 조성과 ▲게임산업 자율규제 강조 ▲게임문화 진흥정책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소개하는 등 달라진 정부의 정책기조를 제시하며 게임산업 육성을 천명했다.
 
우선 문화부는 중소 게임업체가 중견 및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사다리펀드를 조성하고 해외지사 개척을 위한 마케팅 지원 확충, 창업 등을 위한 게임부스트센터를 구축해 게임산업 역동성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규제정책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업계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하는 민관게임개선협의체를 구성하고, 사회적 공감을 얻는 자율규제를 만들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게임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웹젠 의장 출신의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게임업계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진흥까지는 아니어도 규제에 대한 개선만 이뤄져도 (업계에서) 반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쇼 '지스타 2017'에서 국내 주요 업체는 내년에 선보일 주요 신작을 공개하고, 수출 계약에도 힘쓸 예정이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블루홀, 그라비티, 액토즈소프트 등 지스타 2017 B2C(이용자 대상)관 참가사들의 출품 라인업이 모두 확정됐다. B2C관 참가 규모가 지난해 1530부스에서 올해 1655부스로 늘어났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PC온라인게임의 부활이 눈에 띈다. 지난 수년간 지스타에서 온라인게임 신작 공개가 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굵직한 작품이 여럿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넥슨은 다음달 7일 출시를 앞둔 ‘니드포스피드 엣지’를 필두로 온라인 신작 5종을 현장에서 선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메인 스폰서로 지스타에 참가하는 넥슨은 300부스 규모의 B2C관과 기업 대상 부스(B2B) 30개를 조성해 게임 업계 중 가장 큰 규모로 지스타를 장식한다.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총싸움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블루홀은 온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어’를 공개한다.
 
모바일게임도 화려한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와 '액스' 흥행으로 탄력을 받은 넥슨이 차기작을 공개하면서 관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6' 현장. 사진/뉴시스
   
넷마블은 ‘테라M’,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등 4종의 대작 MMORPG를 최초로 플레이 할 수 있는 약 260여대의 대규모 시연대를 마련하고 대형 LED 스크린과 오픈형 무대를 통해 참관객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위원회가 1기 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게임산업계 인사가 위원회를 이끌기로 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그간 업계가 규제완화를 주장해온 셧다운제와 1인당 결제 한도 제한 등 게임업계를 짓누르는 규제 완화 방안 등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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