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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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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일가 대한화섬 지분 매수…지주전환설 부각

한국도서보급·티시스가 핵심 연결고리…3세승계 사전준비로 해석

2017-11-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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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호진 전 태광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그룹 계열사 대한화섬의 지분 14.04%를 취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세 승계를 위한 지주사 전환 준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증시 마감 후 태광 계열사인 서한실업은 보유하고 있던 대한화섬 지분 14.04%(18만6419주)를 이 전 회장과 아들 현준씨, 대한도서보급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 전 회장이 사들인 대한화섬 주식은 5만2282주, 62억4800만원 규모다. 현준씨는 4만1799주(49억9500만원)를, 한국도서보급은 9만2338주(110억3400만원)를 매입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대한화섬에 대한 서한실업의 지분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대신, 이 전 회장의 대한화섬 지분은 올 6월 기준 15.39%에서 19.32%로 늘었다. 대한화섬 지분이 없던 현준씨도 이번 주식 취득으로 3.72%의 지분이 생겼다. 한국도서보급도 대한화섬 지분율이 17.74%에서 24.69%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서한실업의 대한화섬 지분 처분을 태광의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분석한다. 대한화섬은 6월 기준 흥국생명과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지분을 각각 10.43%, 20.24%, 22.16% 보유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한국도서보급의 경우 이 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티캐스트(47.67%)와 흥국증권(31.25%), 대한화섬(24.69%), 흥국생명(2.91%)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전 회장 측은 외부 자본 유입 없이 대한화섬과 대한화섬이 지배하는 흥국생명 등의 지배력을 높인 모양새가 됐다.
 
태광은 앞서 지난달 19일 계열사 티시스가 다른 계열사 동림건설과 에스티임, 서한물산을 오는 12월1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티시스 역시 한국도서보급과 마찬가지로 이 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13년부터 기존 계열사들을 합병하며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태광의 지배구조는 '이호진→티시스→태광산업', '이호진→한국도서보급→대한화섬'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티시스와 한국도서보급 모두 이 전 회장과 아들 현준씨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는 점에서 향후 티시스와 한국도서보급을 축으로 3세 승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태광은 현재 금융그룹통합감독 도입을 비롯해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금융계열사 지분 문제 등에 노출돼 있다.
 
50대 중반인 이 전 회장은 간암 3기로, 건강이 좋지 못해 조기 승계 문제도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셈법이 복잡한 태광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 이번 대한화섬 지분 매입을 지주사 전환의 수순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전 회장은 태광 26개 계열사 중 13곳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21일 이호진 당시 태광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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