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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KSM 시행 1년…성과는 기대 이하

1년간 거래기업 4곳 불과…업계 “사실상 유명무실” 지적

2017-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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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술력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이 시행 1년을 맞았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SM에 등록된 71개사 중 1년간 거래가 단 한 건이라도 이뤄진 곳은 4개사, 거래규모는 2억7057만원에 불과했다. 모헤닉게라지스가 2억214만원으로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스마트골프(5822만원), 폴리사이언텍(1010만원), 셈스게임즈(108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모헤닉게라지스가 1년 동안 꾸준히 거래됐고, 스마트골프와 폴리사이언텍도 올해 9~10월 거래가 이뤄진 반면에 셈스게임즈는 작년 12월 이후 건수가 없었다. 그 외에 티레모, 더페이, 고로풍력, 와이즈케어, 아이플래테아, 올스웰 등은 매수 또는 매도 주문만 나와서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스타트업 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이 코넥스, 코스닥 등 상위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년 11월 KSM을 개설했다. 올해 4월부터는 KSM에서 크라우드펀딩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크라우드펀딩 주식의 경우 1년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KSM에서는 예외적으로 전매를 허용했다. 
 
아울러 9월부터 KSM 기업들의 홍보 동영상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등록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 및 투자컨설팅을 목적으로 'KSM 투자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SM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으며,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다.
 
거래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KSM에 참여한 증권사 수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참여 증권사는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K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 8개사다. 업계 관계자는 “KSM에서 거래를 하려면 8개 증권사 중 한 곳에서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고객의 선택 폭이 작다”면서 “공시내용도 빈약하고 거래도 양자가 협상을 해야 성사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에 비해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모헤닉게라지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의 거래성사 규모는 1년간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모헤닉게라지스의 경우 작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7억원 규모 펀딩에 성공하는 등 크라우드펀딩의 대표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SM은 현재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코넥스 시장이 침체된 점도 KSM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KSM이 개설된 취지는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이 KSM을 거쳐 코넥스, 코스닥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코넥스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에 KSM에 진입할 유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KSM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KSM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KSM 관련 펀드 운용, 지속적인 자문위원회 개최, 기업정보 공개 확대 등을 통해 제도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작년 11월 KSM이 시행됐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거래가 성사된 기업은 71곳 중 4개에 불과했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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