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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한국 점령한 유럽도자기…늘어나는 병행수입에 골머리

포트메리온 공식수입업체 매출 급감…파손보장제도 등 대응책 마련

2017-11-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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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도자기 시장에서 유럽 브랜드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법인 또는 공식수입사를 통하지 않고 병행수입을 통해 들어오는 제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수입 도자기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도자기 시장규모는 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로얄코펜하겐, 덴비, 포트메리온 등 유럽 브랜드를 비롯한 수입 브랜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한국법인이나 공식수입사를 통해 정식 수입한 제품을 판매하는 유럽 도자기 업체들은 대부분 꾸준히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 국내 양대 도자기 업체로 꼽히는 한국도자기, 행남생활건강 등이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업체들이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도자기 수입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자기류 수입액은 1억9979만달러(약 222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1억7979만달러)과 2015년(1억8972만달러)에 비해서 매년 1000만달러(약 111억원)가량 액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수입액이 2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도자기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병행수입이 덩달아 늘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이들 유럽 명품 도자기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자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에 제품을 유통하는 군소 수입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직접구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병행수입 제품이나 해외 직접구매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유럽 본사에서 한국법인으로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임에도 가격이 20~30% 가량 저렴하다. 특히 이들 유럽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고자하는 수요도 증가 추세다.
 
실제 영국 브랜드 포트메리온의 공식수입사인 한미유나이티드는 지난해 28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365억원, 32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새 꾸준히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포트메리온은 유럽 도자기의 인기를 이끈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한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유럽 도자기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로얄코펜하겐, 이딸라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피스카스그룹의 국내법인인 한국로얄코펜하겐은 '파손보증제도'를 도입했다. 보증기간 내에 제품이 파손되면 새제품으로 무료 교환해주는 제도다. 특히 이딸라의 경우 지난해 한식기 제품을 론칭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1년 보증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 유럽 도자기업체 관계자는 "유럽 도자기들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병행수입 규모도 커지고 있어, 이를 상당히 견제하고 있다"며 "한국법인을 통해 정식 유통되는 제품들은 본사 차원에서 품질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할뿐 아니라 파손보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도자기 업체들이 병행수입 제품이 늘고 있어 대응에 고심 중이다. 사진제공=이딸라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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