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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노사합의로 안정 찾은 하이트진로, '상처'는 여전

장기파업에 유·무형 손실…계속되는 공장 매각설 '갈등 재점화' 요인

2017-10-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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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파국으로 치닫던 노사 간 대립의 종지부를 찍고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냈지만 '파업 장기화'와 '제품 공급 대란' 등으로 인한 상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던 4개 공장이 21일부터 파업을 종료한 노조원 복귀가 이뤄지며 전면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이트진로에는 소주 부문 진로노조와 맥주 부문 하이트맥주노조 등 두 개 노조가 있는데 이번 파업은 두 노조가 함께 참여하며, 그 여파로 '제품 공급대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노조측의 파업 종료와 공장 복귀는 하이트진로 노사가 지난 21일 새벽까지 '임금 4% 인상'을 포함한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최종 타결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양측은 스무 번 넘게 교섭을 벌이며 의견 차이를 좁혀나갔다. 그리고 극적인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다. 타결 직전까지 노조측이 강력히 주장한 '고용보장안'을 두고 사측과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파업중단 철회'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사측이 고용보장도 전면 수용하며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사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파업의 핵심 배경은 '임금인상'과 '고용보장'이었다. 특히 맥주공장(경남 마산·강원 홍천·전북 전주 등 3곳) 1곳에 대한 매각과 관련해 고용 불안이 쟁점화되면서 파업이 불거졌기 때문에, 향후에도 '고용보장'과 관련된 사측과 노조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맥주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하이트진로가 여전히 공장 매각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향후 노조측이 민감해하는 '고용 이슈'와 관련해 갈등이 재점화 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장기간 파업사태로 제품 공급 대란이 심화됐던 점도 적잖은 유·무형 손실을 불러올 전망이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선 참이슬, 필라이트 대란까지 벌어졌다.
 
우선 지난 13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던 4개 공장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1조8902억 원 가운데 약 82.6%(1조5614억 원)를 책임졌던 곳으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아울러 공급 차질이 빚어지며, 거래처와 유통망들로부터 신뢰도가 훼손된 것도 뼈아픈 부분이다. 주류업계 일각에선 하이트진로의 제품 공급이 혼란을 빚는 사이 경쟁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국민소주'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소비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았던 브랜드 이미지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서 생산과 공급 차질이 불가피했다"며 "거래처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리고 앞으로 노사가 협력해 물량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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