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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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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실적 레벨업)②상장사 실적, IT 끌고 금융 밀고…사드 악재는 극복 과제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은행·증권 '호황'…자동차·화장품은 실적 하락 불가피

2017-1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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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2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에 수출 기업인 IT 업종이 실적 선두를 지키면서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도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업종도 한몫 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순이익 2조원 클럽' 타이틀을 거머쥘 곳도 최대 3곳에 달할 전망이다. 6년 만의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탈출과 대형 인수합병(M&A) 마무리 효과로 증권사들의 순이익 증가율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에 시달린 자동차, 중국소비 기업들은 내년 실적 개선의 과제를 안았다.
  
영업이익 37%·순이익 51% 증가 예상…반도체·금융 실적 '선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예상 매출액은 작년보다 8.1% 늘어난 1796조8000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4%, 51.3% 증가한 185조9100억원, 144조9500억원으로 전망된다.
 
기여도가 가장 큰 섹터는 역시 IT다.
 
작년 대비 영업이익 증감률을 보면 전자장비·기기가 흑자전환, 반도체·장비 290.7%, 디스플레이·부품 117.4%, 휴대폰·부품 86.1% 등 IT업종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왔고, 작년에 영업손실에 머물렀던 삼성SDI의 흑자전환(276억원)이 예상되는 등 전자 장비 기업들의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쾌조의 실적으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86.1% 증가한 54조424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스피 합산 영업이익(186조원)의 29%에 달한다. 영업이익이 두번째로 큰 기업도 IT 대장주인 SK하이닉스다. 13조3850억원으로 추산된 영업이익은 작년 보다 308.5%나 높은 수치다.
 
주가 역시 쾌조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50% 가까이 올랐고, SK하이닉스는 무려 81.7% 상승했다.
 
은행·증권 등 금융 업종도 실적 선두에 섰다. 금융지주사가 포함된 상업은행 섹터의 순이익은 작년 보다 30.2%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 순이익이 3조원대로 추산돼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신한지주는 작년까지 3년 연속 순이익 2조대를 지켰고 KB금융지주는 5년 만에 2조 클럽에 복귀하며 시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하나금융지주 순이익 전망치도 1조9611억원에 달해 2조 클럽에 포함될 지 관심사다.
 
코스피가 6년 만에 '박스피'를 탈출한 덕에 증권사들의 순이익도 작년보다 83.8% 개선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말 합병을 완료한 효과에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나 4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국금융지주(4525억원), NH투자증권(3364억원), 메리츠종금증권(3442억원), 삼성증권(2411억원)의 순이익이 모두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실적이 뚜렷하게 턴어라운드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교역량과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실적과 더불어 증시가 호황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중국 악재에 자동차·화장품 '울상'…전력 산업도 부진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IT와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섹터인 자동차의 경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3.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와 함께 중국발 악재에 고스란히 노출된 화장품 기업들의 타격도 컸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1044억원, 4조6414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7%, 18.9% 줄어들 전망이다. 기아차는 작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5.0%, 43.3% 급감한 1조1081억원, 1조561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까지 자동차 업종은 중국 출하 부진과 이로 인해 파생된 납품대금 차질, 단가인하 우려 이슈에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왔다. 또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이후 국내 인건비 인상 우려와 현대차 강성 노조 출범으로 노사 단체 행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익기여도가 높은 국내법인의 이익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다.
 
중국발 악재에 시달린 소비재 기업들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과 수출 감소로 올해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 내년 1분기까지 이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중국소비기업으로 대표적인 화장품(개인생활용품) 업종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6.2%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6393억원으로 작년보다 24.6% 줄어들 전망이다. 아모레G 영업이익도 7592억원으로 30% 가까운 축소가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연초 이후 12.6% 밀려났다.
 
한국전력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보다 42.6%, 45.2%씩 감소해 6조8912억원, 3조920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력 업종의 이익 감소율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증가, 신규 발전소 건설로 인한 감가상가비와 수선비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적 이 외에도 정책불확실성이 악재의 변수로 남아있다. 주가 약세도 지속됐다. 올들어 한국전력 주가는 6.7% 하락했는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013년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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