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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한진, 총수 리스크에 정상화 '먹구름'

조양호 회장 구속 가능성 낮지만…진에어 상장일정 차질에 기업 이미지 타격

2017-10-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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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한진에 또 다시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은 조양호 회장이 자택 공사에 회삿돈을 빼 쓴 것으로 보고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어 실제 구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거듭된 총수일가 파문에 기업 이미지에는 상처가 불가피해졌다. 진에어 상장을 비롯한 그룹 정상화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16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 회장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서울 평창동 자택을 공사하면서 인테리어 비용 70억원 중 30억원을 대한항공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 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7일 서울중앙지검이 혐의 입증을 위한 보완수사를 경찰에 재지휘하면서 한진은 가슴을 쓸게 됐다. 다만 재수사 과정에서 횡령 혐의가 추가로 더해질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법조계는 일단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어 실제 구속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14년 12월 '땅콩회항' 이후 35개월 만에 총수 일가가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게 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일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들어 사법부를 중심으로 재벌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잣대가 적용되면서 새 정부 첫 재벌총수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내놓는다. 조 회장은 앞서 2000년 비자금 조성과 세금 포탈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5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9월19일 회삿돈으로 자택 공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장의 불안감은 당장 주가에 반영됐다. 17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2.81% 떨어진 1만9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진과 대한항공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총수 거취에 대한 불투명성은 상장을 앞둔 진에어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올해 4월 진에어가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을 선정하자 한진칼 주가는 두 달 새 30% 이상 급등하며 시장 기대를 반영했다.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진에어 상장도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에서 회사 최대주주와 임직원 등이 회사 경영에 위해를 끼쳤는지 여부를 들여다본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위해가 인정, 상장이 안 된 일도 있다"며 "진에어 건은 심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진은 2002년 재계 5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글로벌 경기 불황과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추락, 지난해에는 재계 13위까지 밀렸다. 올해 한진해운이 최종 파산처리되면서 육·해·공 종합 물류기업에 대한 꿈은 포기하게 됐지만, 동시에 재정 부담도 덜게 되면서 그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던 중이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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