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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감)사모펀드로 줄줄 새는 중기부 정책자금

성장력 갖춘 중기 키운다더니 먹튀전문기업에 혈세 낭비

2017-10-16 17:42

조회수 : 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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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세계수준의 히든챔피언으로 키우겠다며 시행한 ‘월드클래스 300’ 사업 지원 대상에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먹구구식 행정이 낳은 결과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이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월드클래스 300’은 올해까지 300개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최대 5년간 연구개발(R&D) 자금을 최대 약 80억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원 대상에 경영권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이 목적인 사모펀드가 주요주주로 있는 기업 3곳이나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성엘텍은 2013년부터 꾸준히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고, 지난해 최대주주 지위를 반납했다. 창업주인 박병헌 전 명예회장의 조카인 박재범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지만, 작년 무상증자 및 감자 등으로 사모펀드인 STIC FUND의 지분율은 55.16%까지 치솟아 사실상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이다.
 
삼양옵틱스는 (유)보고에스와이오투자목적회사 60%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다. 미래에셋대우가 8.76%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다.
 
투비소프트는 주요주주가 ㈜피스티스파트너스(지분율 11.85%), 엘피스 제2호투자조합(지분율 4.8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모펀드는 아니지만, 금형 전문기업 에이테크솔루션도 선정 타당성에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2011년 분사한 기업이다. 아직도 삼성전자가 2대 주주이며 보유 주식이 15.9%에 달한다.
 
그동안 사모펀드의 회사 인수 직후 사업, 인력을 구조조정한 뒤 회사가치를 높여 되파는 ‘먹튀’ 행각은 여러 차례 사회적인 논란이 돼왔다. 특히 이런 기업들이 선정되면서 월드클래스 300 사업 지원을 받기 위해 억대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준비했지만 탈락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는 지적이다.
 
중기청을 중심으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무역협회, 대한상의 등이 참여한 ‘히든챔피언 육성·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중기부의 계획도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2014년 협의체 구성 발표 이후 현재까지 중기부는 단 한 차례의 협의체 회의도 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정부 지원이 더욱 절실하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대상을 엄밀히 심사해 지원해야 한다”며 “사모펀드 및 외국계 기업, 대기업이 주요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당초 사업 목적에 맞게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소, 중견기업을 지원하는데 집중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005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해 ‘먹튀’한 사건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논란이 됐다. 사진은 2012년 1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및 당원들이 론스타 매각승인과 관련 규탄 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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