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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텔링'의 힘!

‘덜 파는 마케팅’ 시대…제품·서비스보다 소비자 흥미 집중이 성공 비결

2017-10-12 16:04

조회수 :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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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드링크 제조업체 레드불을 단순한 음료 제조사 정도로 알고 있다면 마케팅 컨설턴트 조 풀리지의 신간 ‘에픽 콘텐츠 마케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레드불은 재밌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 색다른 마케팅으로 성공한 세계 최대의 ‘콘텐츠 기업’에 가깝다.

매월 발간되는 ‘더 레드 불레틴’은 전 세계 480만명이 구독하는 온·오프라인 잡지다. 레드불을 구매할 만한 고객을 타깃층으로 공연이나 DJ 문화, 패션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흥미로운 정보들을 함께 공유한다. ‘레드불 미디어 하우스’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미디어 브랜드다. TV 프로그램, 라디오, 영화 등의 형식으로 자체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광고 같지 않음’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

이런 레드불의 스토리 활동들은 레드불 브랜드 자체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로 이어져 ‘어쩌다 음료까지 많이 팔리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경영전문지 패스트컴퍼니는 오늘날 경쟁이 심한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레드불이 점유율 44%를 달성하게 된 비결은 이처럼 '고객과 함께 재밌는 이야기'를 만든 활동에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히 제품, 서비스의 장점만 열거하던 기존의 마케팅 활동과 철저하게 차별된다. 예상 고객에게 소구하는 것이 아닌 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거나 즐겁게 함으로써 '감정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에 주안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덜 파는 마케팅’이지만 고객들의 구매와 충성심을 더 크게 끌어 당기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런 방식을 ‘에픽(서사적인) 마케팅’이란 용어로 설명하며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가 효과를 내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풀리지는 책에서 레드불의 사례를 다른 비슷한 기업들의 모습과 엮어 설명한다. 세계 최대의 문구업체 레고는 콘텐츠를 주 사업으로 삼아 1980~1990년대 다른 조립식 완구와의 경쟁에서 이긴 대표적인 기업이다. 팬과 마니아들의 레고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레고 클릭’을 운영하는가 하면 레고 스타워즈나 레고 닌자고처럼 온라인상에 별도 사이트를 구축하고 줄거리와 인물을 설명하는 ‘마이크로사이트’를 제작하기도 한다. 또 시리즈별로 애니메이션이나 잡지, 테마파크 등을 만들면서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고 브랜드를 강화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에픽한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들어 온 전통적인 기업이다. ‘흐르는 스토리 텔링’에 마케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10여년 전부터 관련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풀리지는 자판기 속 세상을 여러 캐릭터로 흥미롭게 묘사하는 광고 ‘행복 공장’, 경제, 경영부터 스포츠, 환경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잡지 형식의 홈페이지로 보여주는 ‘저니’ 등의 사례를 들어 코카콜라가 고객을 팬으로 변화시켜 매출 확대에 나선 여러 모습들을 훑는다.

“브랜드와 소비자는 365일, 24시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광고주들은 더 많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래야 소비자와의 관계를 신선하고 긴밀하게 유지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그 근저에는 풍성하고 비옥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조나단 밀든홀 코카콜라 글로벌 광고 전략 부장)”

이 같은 기업들의 ‘에픽한 마케팅’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활동에만 골몰하는 일반 기업들의 소셜미디어(SNS) 마케팅 활동과도 구별된다. ‘여행의 대중화’를 표방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가장 편리한 약국이 되겠다는 CVS처럼 우선 기업의 정의를 명확히 한 후 그에 맞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스토리를 짠다는 점에서다. 그리고 이야기 거리가 된다면 SNS 뿐 아니라 TV광고, 인쇄물 제작 등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수단으로 활용한다.

책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흥미로운 백서를 제작해 고객(기업가)에게 오랫동안 어필하며 IT 업계를 선도해 온 IBM이나 뉴스레터를 발행해 타깃으로 한 고객(최고재무책임자, CFO)을 사로 잡은 RSM 맥글래드리 등도 사례로 제시돼 있다.

저자 조 풀리지는 10여년 전 처음으로 ‘콘텐츠 마케팅’이란 용어를 만들고 다양한 기업들을 컨설팅해오며 미래 마케팅의 성공 방정식을 연구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콘텐츠마케팅인스티튜트라는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마케팅 사례들을 수집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부터 이어진 콘텐츠 마케팅이란 분야는 오늘날에는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라며 “그렇기에 남들보다 더 ‘에픽’하게, 더 잘해야 하는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예산이 어마어마한 글로벌 기업부터 규모가 작은 세무사 사무실 등 크고 작은 수백개의 회사와 일 할수록 고객에게 더 집중하고, 제품에 덜 신경써야 함을 느끼게 됐다”며 “고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공감을 형성하면 결국 구매와 충성도라는 보답으로 돌아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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