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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한미 FTA 개정협상…자동차업계 타격 불가피

자동차산업 수출손실액, 101억 달러로 예상

2017-10-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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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사실상 불가피해지면서 한국산업군 중 자동차산업이 입을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무관세 혜택을 통해 경쟁력을 내세웠던 완성차업체들이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경쟁력 저하 등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자동차를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지목한 가운데 자동차가 이번 협상에서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 라이트 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FTA 개정 협상에 착수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각종 반덤핑 관세를 적용해 수출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가 이번 협상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발표를 갖고 "한미 FTA가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 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한국기업들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팔고 있고 미국의 기업들도 상호호혜적 원칙에 기반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005380) 33.2%(33만5762대), 기아차(000270) 30.6%(33만2470대)로 가장 높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 FTA가 체결되지 않은 유럽이나 일본산 차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의 절반가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활하게되면 단순하게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경쟁관계에 있는 차량에게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어, 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
 
한국지엠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과 군산공장에서 소형 세단 아베오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경차 스파크 등을 미국을 비롯해 해외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에는 쉐보레와 뷰익 브랜드로 연간 15만대가량 수출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미국 닛산 공장의 ‘로그’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르노나 닛산의 유럽·일본 공장과 달리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생산량의 52%에 해당하는 물량인 13만대를 미국 닛산에 수출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한 미국 수입차업체도 FTA 개정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총 4만9096대로 한미FTA 발효 직전인 2011년에 수입한 1만3669대보다 약 3.6배 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관세율을 조정해 적자 폭을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킬 경우 발생하는 수출손실액은 자동차산업이 101억달러, 기계산업이 55억달러, 철강산업은 14억달러로 예상했다. 산업 규모로 확대될 경우 예상 피해액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에서 수출차량이 선적 중에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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