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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변화는 시작됐다"

"'통합·개혁 소명' 완수하는 데 모든 열정 바칠 것"

2017-09-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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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사법부 통합과 개혁의 소명을 완수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칠 것을 여러분 앞에서 엄숙히 다짐합니다.”
 
김명수 제16대 대법원장이 26일 취임했다. 그는 역대 대법원장이 취임사에서 법치주의 확립이나 국민신뢰 회복 등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사법부개혁’을 가장 먼저 역설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 안팎의 현실이 참으로 엄중하고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저는 국민으로부터 진심으로 사랑받고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통합과 개혁의 소명을 완수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칠 것을 여러분 앞에서 엄숙히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저의 대법원장 취임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그리고 내일의 사법부는 수직적이고 경직된 관료적 리더십이 아니라 경청과 소통, 합의에 기반을 둔 민주적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정점에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구성원들과 어울려 함께 소통하는 모습에서부터 사법부의 새로운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법원장의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살피고 유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국민들은 법관이 사법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로부터도 온전히 독립하여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심판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법관 개개인의 내부로부터의 독립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제도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으로서의 사법정책으로는 ‘좋은 재판’과 전관예우 근절, 상고심 제도 개선,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실천 등을 제시했다.
 
‘좋은 재판’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재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로 인해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이라는 본질적인 가치가 훼손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심을 다한 충실한 재판을 통해 국민들이 절차와 결과 모두에 수긍하고 감동할 수 있는 사법을 구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법관 및 재판지원 인력의 증원 등 좋은 재판을 위한 인적, 물적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관예우 우려 근절방안에 대해서는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함으로써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모든 것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전관예우가 없다거나 사법 불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재판의 전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러 불신의 요인들을 차단할 방안을 강구하고, 보다 수준 높은 윤리기준을 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법원장은 “상고심 제도 개선도 사법신뢰 회복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대법원 판결에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투영될 수 있도록 대법관 구성이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급증하는 상고사건을 해소하고 상고심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상고허가제, 상고법원, 대법관 증원 등 여러 방안들을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검토하고 사회 각계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이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하고 “사법행정에 관한 의사결정 및 집행과정에서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식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했으며, "반드시 정의로운 사법부가 되겠습니다" 라고 방명록을 남겼다. 이날 취임식을 가졌지만 김 대법원장의 공식 임기 시작일은 전날인 9월25일이다.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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