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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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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금리인하요구권'에 인색

5대 은행 등 암행평가 결과 '보통' 등급에 그쳐

2017-09-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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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대출이 있는 사람이 신용등급이 올라가거나 승진을 하면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으나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표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평가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과 21개 저축은행의 종합평가 결과 64.2점으로 '보통'등급에 머무르며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금리인하요구권의 안내와 이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5개 시중은행의 86개 지점과 21개 저축은행 등 107개 영업점에 대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바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새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에 대출을 받은 고객이 개인의 직장, 급여, 신용 등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금융기관은 이를 심사해 금리를 조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의원실에 따르면 조사대상 5개 은행 중 우리은행은 58.5점으로 은행 중 유일하게 '미흡'등급을 받으며 최하위를 기록했고 농협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도 '보통'등급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하나은행도 '양호'등급에 그쳤다. 영업점별 평가결과에서도 은행은 조사대상 86개 중 30개(34.8%)가 ‘미흡’등급을 받아 3곳 중 한곳이 낙제점을 받았다.
 
저축은행의 경우 21개 중 8개가 '우수' 등급, 6개가 '양호' 등급을 받아 전반적으로 은행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미흡' 등급을 받은 4개 저축은행 중 2곳은 10점대의 매우 저조한 평가점수를 받았다.
 
금융기관 대출담당 직원들은 고객들의 금리인하요구권 문의에 "현재 대출금리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낮아지기 어렵다"거나 "현재 받고 있는 금리가 최저금리다"는 식으로 응대하며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심지어 고객의 금리인하 심사 요청을 일방적으로 거절하며 접수조차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가 은행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불성실, 거짓, 허위 응대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김한표 의원은 "대출금리를 올릴 때는 일괄적으로 칼같이 적용함에도 금리를 낮춰줘야 하는 상황에서는 모르쇠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은행권의 그릇된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 것에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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