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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금융당국, 불법 카드모집 관련 규제 마련 나선다

8월 과태료 부과 382건, 2년새 14배 이상 급증

2017-09-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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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이모(33세)씨는 최근 카드모집인에게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현대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만 하면 현금으로 12만원을 증정해준다는 것이다. 이후 6개월 동안 카드 해지를 하지 않으면 추가로 6만원을 받고, 연회비 역시 면제해준다는 것이다.
 
카드모집인에 의한 불법 영업이 근절되지 않자 금융당국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에 카드 불법 모집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구축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불법적인 카드 모집이 불필요한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소비자의 소비행태 왜곡과 카드업계의 과당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에 카드모집인에 대한 불법 모집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해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에 의한 불법 영업의 경우 불필요한 카드발급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카드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새로운 규제안을 만들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선 각 카드사들의 상황과 우수 교육사례 등을 발굴해 제도 구축에 참고할 예정이다.
 
최근 신용카드 불법모집 건수와 과태료 부과 사례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의 '불법모집 과태료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8월25일 기준) 신용카드 불법모집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건수는 382건에 달한다. 이는 2015년 45건에서 2년 사이 8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불법모집 건당 과태료 부과 건수 개정으로 과태료 부과업무를 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일명 카파라치(신용카드 불법모집 신고 포상)로 금감원에 신고된 건 카드 불법모집 신고 건수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127건에 달해 2015년(218건)과 지난해(190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카드모집인 수도 증가세다. 지난 2013년 말 3만4629명이던 카드모집인 수는 올해 8월 말 현재 7만2994명으로 3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각에서도 금융당국의 카드 불법모집에 대한 규제 개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의 영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자정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가장 빠르게 카드발급 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은 카드모집인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제도 규제 없이 업계 자정 노력에 맡겼을 때 불법 모집이 근절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집인의 수당 체계 개선 등과 같은 근본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구원 관계자 역시 "카드사들 역시 카드모집인에 의한 불법 행태가 만연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당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카드사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카드 불법영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카드모집인의 수당체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연회비 10%룰보다 실효성 있는 규제방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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