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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국정원 공영방송 장악 의혹' 최승호 전 MBC PD 조사(종합)

정재홍 PD 수첩 작가도 출석…원세훈 전 원장 곧 소환 예상

2017-09-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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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이른바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오는 26일 최승호 전 MBC PD를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최 전 PD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25일 오후 3시에는 정재홍 'PD 수첩' 작가를 소환한다.
 
검찰은 최 전 PD와 정 작가를 상대로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관련 문건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중 최 전 PD는 MBC에서 'PD 수첩' 등을 담당하다 2012년 해직된 후 뉴스타파에서 활동했으며, 이명박 정부 당시 MBC 등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내용의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했다.
 
공영방송 장악 문건에 대해 국정원은 검찰에 별도의 수사를 의뢰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4일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 세력 퇴출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과 좌파 등록금 문건 사건 관련 등에 대한 수사의뢰서 2건을 검찰에 보내면서 공영방송 장악 문건 관련 자료를 함께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TF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이 재임 중이던 2010년 2월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향'이란 문건을, 그해 6월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 쇄신 추진방안'이란 문건을 작성했다. 이처럼 국정원의 여러 의혹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원 전 원장도 곧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외곽팀 운영 책임자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했다. 민 전 단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원 전 원장 등과 함께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 정치관여 등 대가로 국가 예산 수십억원을 지급해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1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외곽팀 운영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 날 취재진과 만나 원 전 원장의 소환 조사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관계자 조사 경과에 따라서는 부분적으로라도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2일 전 국정원 심리전단 과장 장모씨와 황모씨 등 중간간부 2명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원 전 원장 등과 함께 다수의 외곽팀 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선거운동과 정치관여를 위한 사이버 활동을 펼친 혐의다.
 
또 검찰은 같은 날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사진을 합성해 배포하는 등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팀장 유모씨를 구속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유모씨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씨는 지난 2011년 5월 문씨와 김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된 합성 사진을 제작한 후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문씨의 정치 활동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강 판사는 유씨와 함께 청구된 국정원 심리전단 팀원 서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검찰은 박원순 서울시장 문건 수사와 관련해 20일과 22일 2차례에 걸쳐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총장의 변호인 서석구 변호사는 "황당한 추리소설을 쓰고 있다"며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아니고, 중소기업을 통해서 받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추 전 총장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 "시위 현장에서 '중소기업 전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에게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 번에 100만~300만원씩 총 3000만원 정도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추 전 총장은 검찰 조사에서 해당 기업인이 민병주 전 단장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 시사회에 참석한 MBC 출신 신경민(오른쪽) 의원이 영화를 연출한 최승호 MBC 해직PD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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