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병호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입니다.
방송통신도 '을의 눈물' 닦기 속도

2017-09-24 15:52

조회수 : 7,313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을의 눈물 닦기'가 방송통신계로 번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계의 대표적 '을'인 방송작가와 외주제작사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우정사업본부는 과중업무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원들의 처우를 개선키로 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26일 한국방송작가협회와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28일에는 외주제작사 관계자들과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비정규직 문제와 방송사의 갑질 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방송작가들은 유명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되었더라도, 파견회사와 계약된 취약한 신분이거나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해도 급여가 200만원이 채 안 되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감수해야 했다. 외주제작사 역시 최근 지상파 등의 외주제작 비율이 전체 방송의 50%를 넘지만(2015년 기준 SBS 69.4%) 계약서 작성과 제작비 지급, 수익 배분 등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 저작권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이번 간담회와 세미나는 이 위원장이 방송계 갑질청산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일찍부터 예고한 자리여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 8월 이 위원장은 "9월 하순에 독립PD를 비롯한 외주제작사의 제작환경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노동계의 갑질청산에 대해 정부의 개선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방통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1일 고용노동부는 유명 제과 체인점인 파리바게뜨를 근로감독, 가맹점 소속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다. 24일에는 우정사업본부도 올해 442명의 집배 인력을 증원하는 한편 개인별·집단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집배원들의 과중업무를 경감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11월까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실태조사를 진행,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등과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경우 비정규직 관련 방안도 마련하고 유료방송 업계로도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와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가 집배원들을 과중업무에 내몬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