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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 '안정적 직업' 시대 종말…'창업력'이 해답

학위·전문직 찾기보다 자유·의미 추구하며 도전해야 '부' 축적

2017-09-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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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의 랜던 크라이더는 조지아 주립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하지만 그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곤 상사가 시키는 잔심부름이 전부다. 비슷한 또래의 메건 파커 역시 연봉 3만7000달러(4100만원)를 받으면서 회사 접수원으로 일한다. 번 돈은 10만달러(1억10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고스란히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이 미국 청년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한국 청년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등록금이 비싼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하고 입사한 기업에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받은 연봉을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고스란히 사용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안정적 미래’를 기대하며 무한 경쟁에 투신해 온 그들이 여전히 불안한 미래를 견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 컨설턴트 테일러 피어슨은 신간 ‘직업의 종말’에서 이들이 오늘날 변화하는 직업의 개념을 포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한 세기 전만 해도 직업은 미래 성공을 위한 ‘지렛대’였다. 많은 이들은 지식의 양을 늘리거나 기술, 자격을 취득해 ‘좋은 직업’을 얻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았다. 로스쿨, 의대, 사범대에 진학해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으려는 이들도 있었다. 그 곳에서 고정된 소득을 얻고 저축을 하면 또 다른 10년을 계획하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하고 있다. 학위 소지자가 급증하면서 일자리 경쟁 범위가 전 세계로 확대된데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앞 선 두 청년 역시 동남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의 인재들이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사실상 끝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직업 세계의 공식 프레임이 된 상황에선 근본적 물음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 저자는 “어떻게 해야 (안정적)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란 고민에 빠진 우리 개인과 사회가 잘못됐다고 질타한다. 대신 그가 내놓는 새 질문은 이런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라’는 의미의 물음이 아니다. 스스로 시스템을 고안하고, 창출하고, 연결해내는 ‘창업가 정신(앙트레프러네십)’, 즉 ‘창업력’을 기르라는 조언과 관련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창업력은 최고경영자(CEO)든, 직원이든 누구나 가질 수 있고 계발하면 발전시킬 수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이 막대한 생산 비용을 감소시키고 유통 채널을 다양화시키며 이전까지 존재했던 온갖 창업 장벽들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뉴욕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던 데릭 시버스는 3개월 동안 취미로 인디밴드들의 음반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온라인채널을 만들었다. 그렇게 ‘놀이’ 삼아 시작한 일은 시디베이비닷컴의 창업으로 이어졌고 2008년 기준 2200만달러(248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베트남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운영하는 제시 롤러는 무료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독학으로 아이폰 앱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그리고 이를 적용해 ‘이블 지니어스 테크놀로지’와 ‘팟캐스트 팝’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다만 저자에 따르면 시버스와 롤러처럼 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준비 단계가 필요하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평일 밤이나 주말을 이용해 사업을 구축하는 ‘단계별 접근(Stair Step)’ 방식을 쓰거나 자신이 목표로 삼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 들어가 창업 노하우를 처음부터 배우는 ‘수습생활(Apprenticeship)’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두 방식에 앞서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려는 의미를 찾고 목표를 설정해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의무감을 갖고 일을 했다면 블랙베리보다 약간 나은 핸드폰을 만드는데 그쳤을 것”이라며 “위대한 성취,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부를 창출하는 일은 창업가 정신을 통해 자유와 의미를 추구하는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제1의 가치로 여겨온 이들이라면 책의 첫 장만 넘기고도 생각의 물길이 바뀔지 모를 일이다. 첫 장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무의미하게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작성하는 저자의 친구들과 샌들 차림으로 방콕을 방문한 300명의 젊은 창업가들의 삶 차이가 극명하게 대조된다.

예측 불가능성과 빠른 변화로 정의되는 미래 직업 세계에서 결국은 각 개인과 집단 스스로가 내일을 설계해야 한다. 저자는 “직업이 종말을 맞이하는 시대에 전통적 자격을 얻는데 급급하기 보단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어 일과 삶의 의미를 붙잡아야 한다”며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영양가 없는 글을 읽는 시간에 책을 쓰거나 부업으로 상품을 출시하며 한 단계씩 올라가보면 어떨까. 자신이 열망하는 직종에 수습직으로 들어가거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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