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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UHD 방송, 전 국민 0.1%만 시청

6월말 기준 UHD 방송 시청 가능 가구는 약 3만3575가구

2017-09-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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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 5월31일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초고화질) 방송을 시작한 지 100여일이 지났지만, 정작 시청자는 극소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가 적은 데다, 변환 셋톱박스(컨버터) 판매도 저조한 탓이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UHD 방송 중계를 앞두고 정부의 홍보 및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지상파 UHD 시청 환경을 갖춘 가구는 전국에서 3만3575가구에 불과했다. 2014년부터 우리나라에서 팔린 UHD TV 100만대 중 3.4% 수준이다. 전국 TV 수상기(2015년말) 2340만4703대의 0.1%, UHD 방송이 송출 중인 서울·인천·경기지역 TV 수상기 1061만1282대의 0.32%다.
 
UHD 시청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정부가 '세계 최초' 타이틀에 얽매여 성급하게 방송을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혼선도 있었다. 지상파와 정부는 유럽식(DVB-T2)으로 시범방송을 시작했다. TV 제조사들도 2014년부터 유럽식 UHD TV를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미국식(ATSC 3.0)으로 본방송 표준을 확정했고, 이 표준을 적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UHD TV는 올해 3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6월 말까지 시중에 판매된 UHD TV는 3만대(GFK 집계)에 불과하다.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는 “정부가 UHD 정책을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3월 이전에 팔린 97만대의 유럽식 UHD TV 사용자는 UHD 방송 시청을 위해 추가로 돈을 들여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6월에는 셋톱박스 반값 프로모션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1900대, LG전자가 1675대 팔렸다. 하지만 7월 셋톱박스 할인 프로모션이 끝난 이후에는 보급 대수가 월 50여대 수준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더구나 연말부터 UHD 방송이 송출되는 광역시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강릉 일대 주민들은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지상파 UHD 공익광고. 사진/UHD코리아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미국식 UHD TV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 전국 UHD 방송망이 구축되는 2021년이 되면 시청자가 많아질 것”면서 “셋톱박스 프로모션에 대해서도 제조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프로모션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UHD 방송을 생중계로 내보내고 있지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매몰된 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급정책에는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발 빠른 기술 개발 못지 않게 새로운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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