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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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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탐정의 자산관리)비트코인도 재테크가 될 수 있나요?

블록체인 발달, 비트코인 등장 배경…투기 본능 자극에 수요 확대

2017-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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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상무)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보선 기자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오늘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살펴봅니다.
 
-최근에 비트코인 값이 6개월새 5배로 치솟는 등 가격 급등이 나타났습니다. 몇 년 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유와 최근 급등락의 배경이 뭔가요? 
 
비트코인이 등장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이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컴퓨터 상의 가상적인 화폐가 실제의 화폐처럼 쓰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이란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불리는 정체가 알려져 있지 않은 엔지니어에 혹은 엔지니어 집단에 의해서 구상되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수작업으로 풀기 어려운 수학 문제를 컴퓨터를 동원해서 풀면 암호화 된 코드(Key) 형태로 주어지는 가상의 화폐입니다. 이렇게 문제를 풀어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를 광산에서 금을 캐는 것처럼 '채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트코인이라는 가상의 화폐는 2100만개만 주어질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고 채굴의 난이도가 점점 증가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최근 비트코인의 값이 오른 이유는 크게 몇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우선 지난 5월 전 세계 150여개국을 강타한 랜섬웨어의 공격 시 해커들이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급격히 올라 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지난 4월 비트코인을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면서 가상화폐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급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선물옵션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의 대상을 찾기가 어려웠던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사람들의 투기 본능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봅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실제 화폐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 건데요, 금융시장에서 이런 가상화폐가 어떻게 거래되는 건지 그 원리가 궁금합니다. 
 
가상화폐라는 것은 암호화된 컴퓨터 코드에 불과하고 이 암호환 된 컴퓨터 코드를 보관하고,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인 일명 '지갑'을 통해 거래가 됩니다. 최초의 채굴자는 지갑이 사용될 때마다 일정의 수수료를 받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컴퓨터 코드의 형태로 존재하는 화폐는 갑자기 사라지거나 인정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많은데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가상의 화폐를 한 번 거래하게 되면 그 기록이 한 곳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그 거래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요. 연결된 여러 컴퓨터에 동일한 거래기록이 남기 때문에 거래 기록을 조작하기가 힘들게 됩니다. 이렇게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기록을 남김으로써 거래의 실재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거래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느껴질지 모르나 실제로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열고 돈을 충전하여 비트코인을 사서 거래하면 거래소가 이 모든 과정들을 대행하기 때문에 매우 쉽게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많은데요, 가치투자자들의 시각은 어떤가요?
 
비트코인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의 위험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비트코인 근처에도 가지 마세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신기루입니다. 비트코인이란 단지 돈을 송금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비트코인이 매우 효과적인 자금 전송 수단이고, 또 익명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표 또한 자금의 송금 수단입니다. 수표가 (효과적인) 송금 수단이라고 해서 추가적인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요?"
 
또한 최근 기사에 의하면 제이피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사장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직원은 해고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비트코인을 보면 마치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을 보는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어리석은 직원은 즉시 해고할 것입니다"
 
다이먼 사장의 말 대로 비트코인은 과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기와 아주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첫째 비슷한 점은 튤립 투기와 최근 가상화폐 광풍은 모두 사람들의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가 무역거래를 통해 번창하면서 꽃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지만 그 중에서도 특이한 색깔과 무늬가 있는 꽃은 더 비싼 값에 거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이한 색깔과 무늬가 있는 튤립을 찾게 되었고 이런 돌연변이가 있는 꽃들은 점점 비싸게 거래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만 튤립 투기 당시 튤립 뿌리 하나가 집 한 채 보다 비싸게 거래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의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등장과 투기 광풍도 바로 이렇게 사람들의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가 꽤 어렵고, 또 그 숫자가 제한되어 있으며, 채굴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과 같은 요소는 가상화폐의 매력을 높이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마치 미래 기술의 총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과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것인 왠지 미래에 남들 보다 먼저 다가가는 것과 같은 환상을 주는 것도 사실 입니다. 이러한 요소는 투기를 부추기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가격의 상승이 더 높은 가격의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 입니다. 과거 네덜란드에서 특이한 튤립에 대한 수요는 특이한 튤립의 가격을 높이게 되고 이렇게 높아진 가격은 더 높은 가격을 자극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가상화폐 가격의 상승은 그 자체가 가상화폐의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높아진 가격이 가상화폐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뜻하는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튤립과 가상화폐는 그 가치를 논리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튤립이 집 한 채 가격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어떤 경제적 논리로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수요가 그 모든 논리를 대변할 수 있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튤립투기에서 보듯이 그 많던 수요는 어느 날 아침 깨끗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 등 수많은 가상화폐가 등장함으로써 희소가치 만으로 그 가치를 설명하기도 어려워 졌습니다.
 
-여의도에서도 비트코인 동향 분석이 이뤄지고, 오프라인 거래소가 문을 여는 등 움직임이 있습니다. 중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규제 마련에도 나서고 있는데 국내 금융권에서 가상화폐 투자 부작용을 막기 위해 어떻게 대응 해야할까요?
 
현재 비트코인 거래소 등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이른바 거래소라고 불리는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를 받는 기관이 아닙니다. 사설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에 투자자를 보호할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이러한 거래를 규제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로운 거래를 억압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늘어나는 가상화폐 거래량과 몇몇 사고 사례를 보면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나친 투기적 거래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문제지만 투기 거래로 인한 국부 유출도 염려가 됩니다.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많이 있습니다. 규제가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맘 놓고 시세를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세력들은 더 많은 정보가 있을 수도 있으며, 거래 기술이 더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책을 내 놓으면서 가치의 근거가 박약한 투기 시장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투자자들 또한 워런버핏이 말 한 것처럼 도박판에서 30분 내에 누가 먹잇감인지를 알 수 없다면 자신이 먹잇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9월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에 오픈한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에서 고객들이 대형 전광판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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