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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서울 명물 '오래가게'는 어디일까

서울시, 역사·이야기 품은 명소 39곳 발표

2017-09-20 16:54

조회수 : 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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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종로 통인가게는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설립된 이래 전국의 수준 높은 고미술품은 다 이곳으로 집결했다. 한국의 전통문화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보급한다는 설립 이념으로 4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1층부터 4층에 이르는 공간은 실용적으로 쓰기 좋은 도자, 장신구, 조명, 액자 등 현대공예품부터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고미술품까지 구경할 수 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시간이 간직해온 보물 창고를 구경하듯 들러볼 수 있어 외국인 동행이 있다면 단연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인사동 명신당필방은 간송 전형필이 운영하던 고서점 한난서림의 터이기도 하다. 3대에 걸쳐 맥을 잇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국왕 부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이곳에 방문해 자신의 이름 전각을 새겨갔으며, 프란치스코 교황,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의 이름이 새긴 전각이 선물로 전달되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서울시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며 서울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서울의 노포(老鋪, 오래된 가게)를 발굴해 ‘오래가게’라는 브랜드로 20일 소개했다.
 
시는 오래된 가게를 칭하는 일본식 한자어 표기인 ‘노포’를 대신하고 서울만의 오래된 가게를 지칭하는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지난 6월 시민공모를 진행, 오래가게라는 새 명칭을 선정했다.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혹은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기능전승·보유자)인 곳들로 선정했다.
 
그 시작으로 주변 관광지와 접근성이 좋고 오래된 가게들이 밀집한 종로와 을지로 일대 ‘오래가게’ 39곳 명단을 공개하고 이를 ‘오래가게 지도’로 만들었다.
 
오래가게 39곳은 다방, 고미술화랑, 떡집, 인장, 시계방, 수공예점, 레코드점, 한의원, 과자점, 분식점, 불교용품점, 공방 같이 생활문화와 전통공예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이미 유명한 요식업 분야는 제외됐다.
 
이번에 소개 된 명소 중에는 통인당, 명신당필방과 함께 황학동 돌레코드와 광장시장 순희네 반찬가게도 이름을 올렸다. 돌레코드는 오래 전부터 온갖 장르의 라이선스 레코드를 구입할 수 있는 보고(寶庫) 이다. 세월은 흘러 강산이 여러번 변했지만 그때 그 시절 ‘LP 키즈’들은 아직도 LP를 향한 애정으로 돌레코드를 찾고 있다. 지금도 가게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아날로그 전축의 낡은 스피커에서는 오래된 음악이 끝없이 흘러나온다.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광장시장에서 1969년부터 장사해 온 순희네 반찬가게는 마늘장아찌, 콩자반, 창란젓, 양념게장, 고들빼기, 멸치조림 등 40여가지 반찬으로 행인을 유혹한다. 찾는 단골이 많아 국내 배송은 물론, 하루 평균 2~3건은 해외배송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뚝심있게 도심 속 전통시장을 지켜온 오래된 가게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시는 향후 오래가게 BI를 제작하고 이야기책과 지도, 오래가게 탐방 여행기 영상물 등을 제작·배포해 일본의 시니세(老鋪)나 유럽의 백년가게 같이 서울만의 개성을 알릴 계획이다.
 
 
4대째 이어져 내려온 통인가게의 고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4층 모습.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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