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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하락세 어학교육 빅3 "변해야 산다"

스마트러닝 도입·영어마을 수출…사업 다각화 총력

2017-09-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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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성인 어학교육 업계 전통의 강자인 와이비엠(YBM)과 파고다, 해커스 등 빅3 업체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자 사업영역을 넓히며 활로 모색에 나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YBM, 파고다, 해커스 등 성인 어학교육업체들의 어학원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YBM교육그룹에서 어학원 사업을 담당하는 YBM에듀는 지난해 매출액 7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09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지난 2013년 매출액 793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파고다교육그룹의 어학원 사업 법인인 파고다아카데미는 지난해 매출액 506억원을 기록해 전년(567억원) 대비 11% 가량 줄었다. 해커스어학원 역시 지난해 매출액 376억원으로 전년 383억원보다 감소했다.
 
문제는 이 같은 매출 하락세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경기까지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어학원을 찾는 발길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토익(TOEIC)으로 대표되는 영어 교육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토익과 토익스피킹 등 어학시험을 준비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성인 어학교육업체들은 인터넷 강의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고다는 올 3월 고루다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스타트업 파고다'를 기치로 내걸었다. 급변하는 업계에서 각 사업부문이 스타트업이란 생각과 자세로 임하자는 취지다. 또한 기존 영어 콘텐츠 이외에 중국어 교육 브랜드 '차이랑'을 강화해 영어 콘텐츠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 기기와 연동해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 러닝도 도입했다. 파고다 관계자는 "급변하는 업계 상황에 대응해 전 직원이 스타트업이란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며 "교육 사업뿐 아니라 펫용품 등 완전히 새로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YBM은 영어 콘텐츠를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영어 교육 노하우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YBM은 지난 2015년 11월 일본 오사카에 '한국식 영어마을'을 열었다. 자회사 YBM재팬을 통해 운영하는 영어마을은 50년 이상 국내에서 쌓은 영어교육 노하우를 일본 현지 특성에 맞게 구현했다. 올해 입장객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YBM 관계자는 "업계에서 영어 교육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만큼 관련 노하우도 가장 풍부하다"며 "향후 일본 이외 국가에도 영어 교육과 관련된 노하우를 상품화해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인 어학교육업계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진 전성기를 지나 현재는 퇴보 또는 정체 단계"라며 "학원 이름이나 몇몇 강사들의 인지도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IT, AI(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소비자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YBM은 일본 오사카에 한국식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YBM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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