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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하이브리드 차별…혜택은 수소·전기차만

2017-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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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배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같은 저공해 차량인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통행료 반값 지원이 안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한번 충전으로 200km도 못 가는 전기차가 대부분이라 고속도로 주행이 힘들텐데 과연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차 통행료 할인제도를 시행한다고 지난 11일 밝힌 이후 하이브리드 차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달 17일부터 하이패스를 이용하는 전기·수소차 운전자에 한해서만 고속도로 통행료를 50% 할인해준다고 정부가 밝혔기 때문이다. 친환경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제외됐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고속주행(60㎞/h) 시 석유 연료를 사용해 고속도로상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효과를 상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기·수소차의 보급 확대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고속주행 시 하이브리드차가 석유 연료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차 후 출발 시와 저속구간에서 전기모드(EV)가 작동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평지나 완만한 경사로에서 시속 70~80㎞/h로 주행할 때에도 EV모드가 작동된다. 
 
점유율 0.6%에 불구한 전기·수소차 구매 확산을 위한 정부의 의도에는 공감하지만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있어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행료 반값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도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8473대에 불과했지만 2011년 2만271대로 사상 처음 만 단위를 돌파했다. 지난해 6만2784대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3만6229대가 팔리며 전년동기(3만2208대) 대비 12.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는 현재 시장 상황과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국내외적으로 ‘가장 현실적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 등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짧은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또한 모든 차가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현재보다 발전량이 2배 이상 많아야 하는데 원자력과 화력 발전을 줄여나가는 추세 속에서 마냥 전기차만을 늘리는 것이 해법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18년까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에 지원하고 있는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또다시 하이브리드 차주들을 소외하고 있다.
 
무작정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를 늘리려고 하기 보다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수소차 모두 상호 보완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제살 깍아먹기식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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