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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고손실 혐의' 민병주 전 단장 구속영장 청구(종합)

'국정원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 착수…문성근씨 18일 조사

2017-09-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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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민 전 단장과 민간인 외곽팀장 송모씨, 전 국정원 직원 문모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단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원세훈 전 원장 등과 함께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 정치관여 등 대가로 국가 예산 수십억원을 지급해 횡령하는 등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원 전 원장 사건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외곽팀을 운영·활동한 사실이 없는 것처럼 허위로 증언하는 등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8일과 13일 민 전 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민 전 단장은 제18대 대통령 선거 전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 활동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돼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송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하부 외곽팀장 여러 명을 동원해 국정원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의 활동비를 받으면서 불법 선거운동, 정치관여 등 활동을 펼치는 등 공직선거법·국가정보원법을 위반한 혐의다. 보수단체 간사인 송씨는 초기 국정원의 섭외로 활동하다가 외곽팀을 동원하는 역할을 맡아 점차 피라미드 구조를 갖춘 최대 수백명 규모의 팀원을 이끌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씨는 2011년 외곽팀을 담당하면서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을 몰래 사용해 외곽팀장인 것처럼 보고하고, 해당 명의로 활동한 것처럼 영수증을 위조해 수천만원을 편취하는 등 사문서위조행사·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1차 수사의뢰한 외곽팀장을 소환해 조사하던 중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검찰은 외곽팀장에게 활동비를 주고 국정원이 받은 영수증을 분석하고 있다.
 
외곽팀 운영 혐의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하는 공소시효 만료 문제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자료를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면서 "원론적으로 말해 행위가 계속된다면 시효가 문제 될 것이 없고, 내용에 따라 시효가 종료되지 않은 다른 죄명으로 의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효가 경과됐다고 하더라도 1차로 진상 규명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 세력 퇴출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과 좌파 등록금 문건 사건 관련 등국정원에서 제출한 수사의뢰서 2건을 송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배우 문성근씨는 오는 18일 오전 11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문성근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퇴출 등을 목적으로 80여명을 선정한 이른바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원 전 원장 등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의 퇴출을 지시하면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한 후 청와대 지시에 따라 80여명의 연예인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방송 출연 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추진, 비판 여론 조성 등 활동을 벌였다. 이에 국정원은 원 전 원장과 김주성 전 기획조정실장을 국가정보원법(직권남용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또 국정원은 원 전 원장 등이 2011년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을 종북 인물로 규정한 후 보수단체 규탄 집회, 비판 성명 광고, 인터넷 글 게시 등 온·오프라인 활동을 하도록 지시하고, 2011년 5월 야권의 반값 등록금 주장을 비판하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지시한 것을 확인하고, 이날 원 전 원장 등을 국가정보원법(정치관여금지) 위반 혐의를 밝혀 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국가정보원 사이버외곽팀 책임자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웅중앙지방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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