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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유로화 강세…"ECB 통화정책이 시장 주도할 것"

ECB, 독일 국채 매입에 한계…달러 약세 환경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2017-09-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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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앞두고 유로화 강세로 인한 달러 약세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ECB의 독일 국채 매입 규모가 한계에 달하면서 테이퍼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 한국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CB는 8월 들어 428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매달 500억유로대의 국채 매입을 진행한 데 비해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ECB의 국채 매입 규모 감소는 국가별 총 국채 발행잔액의 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정에 따른 것이다. 8월 현재 ECB가 보유한 독일 국채 규모는 발행잔액의 30%에 육박하면서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기술적으로 추가 매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일 국채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면서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독일은 유럽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만큼 독일 국채는 중앙은행의 주요 매입 대상인데 시장에서 독일 국채가 안 풀리면서 금리가 한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국채 대신 다른 나라의 국채를 매입할 경우 ECB의 부실화 우려가 있어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프랑스나 스페인 등의 국채를 매입하면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는 유효하겠지만 건전성 차원에서 마구 사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ECB의 자산 매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지만, 시장에서는 10월 이후 ECB가 테이퍼링을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 비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미국에 비해 ECB가 기술적으로 긴축에 속도 낼 수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강세로 인해 달러 약세로 이어지는 환경은 신흥국 시장인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원화 강세로 귀결될 것"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요인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통화 환경은 당분간 한국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원화가 유로화에 비해 약세인 부분은 유럽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경기 회복 속도가 한국보다 빠른 데다 테이퍼링 기대감으로 유로화가 강세인 환경"이라며 "유럽 자금은 이벤트성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들어올 유인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앞두고 유로화 강세로 인한 달러 약세 환경이 지속되며 한국 증시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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