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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제약, 제네릭잔치는 끝났다)①"복제약시장 위축에 제약사 존립 위기"

오리지널 선호도 높아지고 수익성도 크게 악화

2017-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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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국내 제약사의 주력사업인 복제약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복제약 사업만으론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제약사들이 시장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9000억원에서 2020년 17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4.7%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오리지널약(6조3000억원)과 복제약(4조4000억원) 비중은 각각 약 45%와 31%다. 일반의약품 등 기타(3조3000억원)가 약 24%를 차지한다. 복제약 시장은 대부분 국내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오리지널약은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 수입에 의존하는 형태다.
 
향후 오리지널약 선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복제약 비중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오리지널약과 복제약 시장규모는 각각 8조2000억원, 5조5000억원을 형성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5.5%, 4.6%에 달한다. 2020년 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오리지널약이 47%로 2015년 대비 2%포인트 상승하지만 복제약이 31%로 정체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복제약 시장 성장률 둔화는 의약품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억제 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사는 전문의약품 복제약과 내수 영업으로 성장했다. 보험 약가가 높아 복제약 영업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정부는 2000년대 무렵부터 연이어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상승, 복지혜택 확대를 위한 보장성 강화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면서 의약품 약가인하에 나선 것이다.
 
강력한 리베이트 억제책도 복제약 시장 위축 요인이다. 의약품 시장에 불법적인 리베이트가 성행하면서 규제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2010년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2014년에 2번 이상 리베이트로 적발되면 보험급여에서 퇴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도입했다. 영업 규정 강화로 내수 영업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복제약 마진이 대략 40%에서 20%로 떨어졌다. 1억원을 판매하면 과거에는 4000만원이 남았지만 현재는 수익이 2000만원이 된 것"이라며 "복제약 사업만으론 더 이상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잠재적 위험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모 대학 약학대학 교수는 "복제약 위주 경영 전략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약개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의 변화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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